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이 총력을 기울였던 대역사 `버즈두바이`는 삼성건설의 기술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프로젝트였는지 모른다. 삼성건설은 대만 타이페이 101빌딩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빌딩을 건설하면서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고스란히 버즈두바이에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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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건설 기술력의 총아
버즈두바이에는 삼성물산이 자체 개발한 80㎫(메가파스탈)의 고강도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현재는 120㎫급 고강도콘크리트도 사용되지만 당시에는 80㎫급이 주를 이뤘고 이 마저도 압송의 어려움 때문에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삼성건설은 버즈두바이 현장에서 80㎫ 고강도 콘크리트를 601.7m까지 쏘아올렸다.
이와함께 세계 최초로 3대의 인공위성을 이용한 GPS측량기법으로 수직도(오차범위 5㎜)를 관리해 세계 건축사의 한 획을 그었다.
공정관리도 뛰어났다. 삼성건설은 162층, 800m가 넘는 버즈두바이를 5년만에 완공했다. 3일에 1개층씩 골조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공기였다. 공사기간이 길수록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었지만 삼성건설은 거푸집 자동상승시스템을 통해 공기를 최대한 단축했다.
이에 더해 길이 143m, 무게 430톤의 첩탑을 건물내부에서 유압잭을 이용해 위로 밀어올리는 첨탑 리프트업 기술 역시 초고층 빌딩 건설에서 무시못할 중요한 기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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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두바이의 준공 후 삼성건설은 당장 국내 무대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국내에도 버즈두바이급의 초고층 프로젝트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삼성건설은 버즈두바이에 관여했던 초고층 빌딩 건설 인력을 151층 높이의 인천타워 현장에 투입해야 한다. 쌍둥이 건물로 건설되는 인천타워는 현대건설(000720)과 삼성건설이 각각 한 개 동씩 나눠서 시공한다. 시공능력평가 1·2위의 두 건설업체가 한 현장에서 숨막히는 초고층 빌딩 건축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
뿐만 아니다. 서울 용산국제업무단지에 들어서는 국내 최고(最高) 665m 높이의 용산랜드마크빌딩이 내년에 착공에 들어간다. 이 역시 삼성건설이 주시공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또 대우건설(047040)을 주축으로 대림산업(000210), 두산건설(011160) 등 10여개 건설사가 참여하고 있는 상암DMC 랜드마크빌딩은 작년 10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123층 규모의 잠실 제2롯데월드와 110층 높이의 뚝섬 글로벌비즈니스 센터 등도 착공될 예정이다.
기술력은 충분하다. 초고강도 콘크리트의 개발도 봇물을 이뤄 현재 250㎫급 초고강도 콘크리트가 국내 건설사들의 자체 기술로 개발됐으며 300㎫급 콘크리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고층 빌딩 건설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적되는 콘크리트 수직 압송법도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삼성건설은 작년 6월 200㎫급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지상1㎞까지 압송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도 이제 600m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우리 기술로 짓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 설비관리능력, 테넌트 유치전략 키워야
세계 3대 초고층 빌딩이 국내 건설사에 의해 시공됐지만 빌딩 설비는 외국 업체가 맡고 있다. 삼성건설과 같이 초고층 빌딩 시공 실적을 보유한 건설사도 빌딩 설비에 대한 기술력이나 시공경험은 미흡하다.
버즈두바이는 빌딩 내 기계설비, 전력, 조명, 출입제어 및 CCTV, 방재, 기타 시스템을 통합하는 개방형 빌딩통합 제어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연면적이 47만9830㎡에 이를 정도의 대규모 건축물이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서버도 메인서버와 스탠바이서버로 나눠져 있으며 호텔, 오피스, 아파트에 각각 구역별로 운영스테이션을 설치해 만약의 보안사고에 대비했다.
하지만 당장 공사가 진행될 제2롯데월드, 상암 DMC 랜드마크타워, 용산 랜드마크빌딩 등에 이같은 기술을 적용하기에는 국내 기술력이 많이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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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업체 한 관계자도 "현재까지의 대형 오피스 건물 관리와 이들 초고층 빌딩의 관리는 차원이 다르다"며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국내 초고층 빌딩 관리에 필요한 설비 역시 국내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시행자들의 초고층빌딩 운영 및 관리 노하우도 턱없이 부족하다. 랜드마크 빌딩을 운영해 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초고층빌딩이 그야말로 랜드마크 역할을 하려면 인지도와 집객력이 뛰어나야 한다.
비싼 임차료를 부담할 수 있고 세계인들이 누구나 아는 글로벌 기업을 임차인으로 유치하고, 관광객들이 자발적으로 찾는 메가몰과 전시공간 등을 갖춰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롯본기힐즈는 모범사례가 될만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초고층빌딩 사업자는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공익성, 미래가치 등에 포커스를 맞춰 테넌트를 유치하고 빌딩의 업무 상업시설이 활성화 될때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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