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는 478조 6000억원이다. 지난 4월 추경 당시 전망치(415조 4000억원)보다 15.2% 많고, 지난해 실적(373조 9000억원)보다 104조 7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8월까지 걷힌 국세도 329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조 1000억원 많다.
추경 전망 대비 세수 증가분의 절반 이상은 법인세에서 나온다. 정부는 올해 법인세가 추경 전망보다 35조원 많은 136조 4000억원 걷힐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추경 편성에 활용한 339조원에서 이달 638조원으로 뛰었다. 정부는 두 회사의 실적 개선을 법인세 재추계에 반영했다.
이처럼 세수 전망이 크게 높아지면서 늘어난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지도 과제가 됐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일반회계 세입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해당 연도에 이미 발행한 국채의 금액 범위에서 예상 초과 조세수입으로 국채를 우선 상환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 4월 추경(26조 2000억원)에서도 국채 상환에 1조원이 배정됐다.
국채 상환론에 힘을 싣는 것은 높아진 금리와 이자 부담이다. 지난 28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2%를 돌파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최근 국내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4.5%를 넘어섰다. 높은 금리가 이어지면 정부의 국채 발행뿐 아니라 기업의 회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장기채 금리 상승은 국가 재정에도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정부의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국가채무 이자비용은 올해 36조 5000억원에서 내년 42조 8000억원, 2030년 53조 3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초과세수로 국채를 갚거나 신규 발행을 줄여 향후 이자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 초과세수를 기금에 전입하는 방안도 열려 있다. 국회에 제출된 국가재정법 개정안엔 초과 조세수입을 미래대응기금에 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기금을 통해 청년·성장동력 등에 투자하고, 여유자금은 향후 세수 감소에 대비한 재정 안전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기금 운용 계획을 두고 정부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 국가채무가 올해보다 106조원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미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 정산 방식 개편을 통해 내년에만 100조원 넘는 추가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여기에 초과세수까지 기금 적립하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으로, 국채 발행을 줄여 조달 비용을 낮추는 데 더 많은 재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도 국채 상환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내년 예산안에서 이미 지출을 크게 늘린 만큼 초과세수는 부채를 줄이는 데 우선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초과세수가 발생할 경우 국채 상환에 쓸 최소 금액을 정하고 나머지를 미래대응기금 등에 활용하도록 준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내년 예산안과 미래대응기금으로 이미 지출을 늘릴 대로 늘려 놓은 만큼 초과세수는 가능하다면 전액, 또는 90% 달하는 50조원 이상을 국채 상환에 써야 한다”며 “시장금리 상승으로 기업의 회사채 발행도 어려운 상황에서 국채 발행을 늘리면 구축 현상이 생기는 만큼, 국채 상환으로 시장금리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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