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앞으로 아파트 분양 때 약속됐던 유치원 설립이 준공시점에서 돌연 취소되면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소송전 등이 사라지게 된다.
경기도의 건의로 정부가 공동주택 내 유치원 의무설치 등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키로 하면서다.
28일 경기도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지난 3월 6일 자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 내 유치원 설립 규제’ 조정 결과를 도에 전달하고 27일 이 사안을 포함한 규제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현행 제도는 일정 세대수 이상의 공동주택 건립 시 유치원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공동주택 준공 시점에는 사업 허가 승인 시점과 달리 학령인구가 줄어 유치원 설립 허가가 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유치원 분양자와의 소송 발생, 분양공고 시 유치원 설립계획을 확인하고 입주한 주민들의 집단민원 발생, 개원하지 못한 유치원 시설의 공실 방치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규제개선은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20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을 건설할 때 교육청에서 불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유치원은 의무공급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교육부의 ‘유아 배치계획 수립 지침’을 개정해 당초 사업계획 승인 시 교육청과 유치원 공급 협의가 된 경우에는 학령인구가 줄더라도 유치원 설립 승인을 보장하도록 했다.
도는 지난해 11월 국무조정실(규제조정실), 광명시와 합동으로 추진한 토론회를 통해 이번 지침 개정을 이끌어냈다. 당시 광명시의 건의 사안을 토론과제 안건으로 선정한 도는 논리를 보강해 수용률을 높였고, 토론회 이후에도 국무조정실과 교육부에 추가 설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에 힘써 국무조정실(규제조정실) 주도로 부처 간 조정을 통해 지침 개정이 결정됐다.
인구감소에 따른 학령인구 변화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미 수립된 행정계획에 대해서는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교육청 두 중앙기관의 지침을 개정함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사례로 볼 수 있다.
지침 개정을 통해 향후 건설 예정인 전국 공동주택단지마다 지역 수요에 맞춰 적정하게 유치원 공급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민식 경기도 규제개혁과장은 “앞으로도 중앙·시군과의 협업을 통해 도내 산재한 불량 규제를 발굴해 지속해서 규제개선에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