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회장에 김지완…경영시계 다시 돌아간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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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기자I 2017.09.08 15:48:58

혁신에 대한 목소리 감안…외부출신 과감히 기용
장기간 경영공백 끝에 경영진 진용 갖춰
낙하산 논란 등은 부담

[이데일리 권소현 전상희 기자] BNK금융지주 회장에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내정됐다. 외부인사인데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인선 과정에서 BNK금융그룹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지만 결국 금융투자업계에서의 오랜 경험과 장기간 최고경영자(CEO)를 수행하면서 인정받은 리더십 등을 앞세워 최종 낙점을 받았다.

이에 따라 4개월째 멈춰 섰던 BNK금융그룹의 경영시계도 다시 돌아갈 전망이다. 노조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그룹의 키를 쥘 선장이 결정된 만큼 대행체제에서 추진하지 못했던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디지털금융으로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포화된 국내 금융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 필요성이 절실해진 중차대한 시기에 국내 5위의 국내금융그룹을 이끌게 될 김 내정자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직 추스르기 1순위

8일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최종 면접을 통해 김 전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천키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달 17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임추위원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한차례 연기됐고 21일에도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결론도달에 실패했다. 다음 회의를 보름 이후로 대폭 연기하면서 의견조율에 나선 끝에 차기 회장 윤곽이 나온 것이다. 성세환 전 회장의 구속으로 5개월간 공백이었던 회장 자리가 채워지고, 내부출신인 박재경 직무대행이 BNK금융지주 사장을 맡는 한편 이날 부산은행장 차기 행장까지 결정되면 BNK금융그룹은 새 리더십 진용을 갖춰 출항하게 된다.

부국증권에서 증권맨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김 후보자는 1981년 영업이사에 오르면서 36세의 젊은 나이에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이후 상무, 전무를 거쳐 1998년 부국증권 사장에 올랐고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현대증권 사장,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역임하면서 무려 14년간 사장만 했다. ‘증권가 최장수 사장’, ‘직업이 사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그가 사장으로 있는 동안 현대증권은 자기자본이 두 배로 불었고, 하나대투증권은 브로커리지 비중을 확대하면서 자산관리에 치중했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종합증권사로 도약했다. 등산과 조깅 전도사로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을 무박2일로 종주하는 ‘불수도북’이나 목요 아침 조깅회 등으로 유명했다.

금융업 중에서 은행업 경험 없이 증권업만 해봤다는 점에서 적임자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오히려 금융업권간 벽이 허물어지고 융합이 필요한 시기에 김 내정자의 이같은 이력이 플러스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행업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자산관리나 기업금융(IB) 등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오랜 기간 금융투자업계에서의 경험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쇄신·노조반대 극복 ‘과제’

김 후보자는 일단 성 전 회장의 구속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조직쇄신을 추진해야 한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2011년 지주회장과 부산은행장 겸임체제로 출범해 올해 3월에는 이사회 의장으로 성 전 회장을 선임하며, 지주 회장이 부산은행장·지주 및 은행 이사회 의장을 맡는 현 ‘제왕적 권력 시스템’을 구축했다. 의사결정 구조가 한 개인에게 집중돼 있는데다 이를 견제할만한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결과 엘시티 특혜대출과 주가조작 같은 사고가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임추위가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하고 회장 후보 지원자격을 외부인사에게 오픈한 데에는 이같은 폐해를 바꿔보겠다는 의지가 컸다. 따라서 한 번도 BNK금융그룹에 몸담아본 적 없는 김 후보자가 오히려 그동안 BNK금융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권력집중과 순혈주의를 타파하는데 제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이 더이상 예대마진만으로 먹고 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고, 디지털금융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춰야 한다. 업권간 융·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 쌓은 경험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동문이고 2012년 대선 시절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경제정책 자문을 맡아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노 전 대통령과 김 내정자는 1946년생 동갑내기지만 부산상고는 김 내정자가 2기수 선배다. 최근 BNK금융지주 내부에서는 특정 친노(親盧) 인사까지 배경으로 거론됐다. 김 후보자를 강력하게 반대한 노조를 설득하는 것도 과제다.

김 후보자는 “오랜 기간 최고경영자(CEO)를 해보니 진정성을 갖고 경영자가 투명하게 경영하면 노조도 이해할 것”이라며 “금융은 첫째가 사람, 둘째가 리스크 관리기 때문에 이 두가지 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각종 논란을 극복하고 총자산 106조에 달하는 국내 5위의 금융그룹을 어떻게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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