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대란 오나"..서울시 수거거부 '충격요법'

유재희 기자I 2015.03.09 14:49:53

분리배출 엉망 ‘양천·영등포·강서구’ 5일간 반입 정지
기준 강화로 공공처리시설 반입 정지 사태 빈번 우려
감축노력 불구 음식물쓰레기 증가세로 돌아서
“시민 참여 없으면 쓰레기 대란 현실화될 것”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자원회수시설에 반입되는 쓰레기에 대한 감시 결과 3월 2일부터 6일까지 (우리 구의) 쓰레기 반입이 정지됐습니다. 2~3일 양일간 배출된 쓰레기는 임시장소에 적치할 예정이지만, 이후 주택가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적치장소가 없어 수거하지 못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 양천구 대 구민 공지)

서울 양천구 재활용선별장 클린센터는 지난 주말까지 닷새 동안 500t에 달하는 쓰레기 더미에 치여 몸살을 앓았다. 서울시가 양천·영등포·강서구 등 3개 자치구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5일간 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에 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수를 둔 탓이다. 쓰레기 분리배출이 엉망이라는 이유에서다.

해당 자치구들은 관내 주택가 등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구내 적치장소에 임시로 쌓아두거나, 인천 수도권매립지에 직접 반입하는 방법으로 쓰레기 대란을 모면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이 기간 쓰레기가 주택가에 그대로 방치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음식물쓰레기와 재활용품에 대한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 쓰레기소각장 반입을 금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자치구들은 쓰레기 처리문제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쓰레기소각장은 현재 양천, 마포, 노원, 강남 4곳에서 운영 중이다.

◇150만 시민 생활쓰레기 처리 거부

서울시는 최근 생활쓰레기 감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는 2017년까지 ‘쓰레기 직매립 제로화’를 목표로 6월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쓰레기봉투 가격을 총 35% 인상한다. 쓰레기 봉투값 인상은 지난 1995년 종량제 수수료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또 자치구별 반입량 관리제를 도입, 각 자치구에 생활쓰레기 공공처리시설 반입 물량을 2013년 대비 올해 10%, 내년 20% 감축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감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반입 한도량 초과시점부터 쓰레기소각장 및 수도권매립지 반입을 원칙적으로 제한키로 했다. 아울러 시내 4개 쓰레기소각장마다 감시요원을 추가로 배치해 점검을 강화하고, 쓰레기 분리 배출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 최대 5일간 시설 반입을 정지한다. 이달 초 양천·영등포·강서구 등 총 150만 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3개 자치구에서 쓰레기 반입이 금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내년 말 인천시 수도권매립지 사용 기한 종료를 앞둔 서울시로서는 인천 매립지로 보내는 생활쓰레기를 ‘0’으로 만드는데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앞으로 시민들이 제대로 분리배출을 하지 않으면 쓰레기 대란은 피할 수 없다”며 “대 구민 홍보와 캠페인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우측 두번 째) 서울시장은 지난달 26일 마포자원회수시설을 방문,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종량제 봉투 안에 각종 재활용품과 음식물쓰레기가 담겨 있다. (사진: 서울시)
◇감축 노력에도 음식물쓰레기 증가세 반전

생활쓰레기뿐 아니라 음식물쓰레기 문제도 심각하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하면서 오는 2016년까지 배출량을 30% 감축(2013년 기준)하고, 2018년까지 총 4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3년부터 런던협약 및 런던의정서에 따라 음식물쓰레기폐수(음폐수)의 해양 투기가 전면 금지된 데 따른 조치다.

문제는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감소하기는 커녕 최근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하루 평균 3311t이던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2013년 3070t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3181t으로 다시 증가했다. 음식물쓰레기는 처리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환경오염 문제 등을 일으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2018년까지 30% 감축으로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대신 다양한 제도 도입을 통해 음식물쓰레기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자 하는 시민 의식의 결여가 가장 큰 문제”라며 “앞으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단지별 종량제를 세대별 종량제(RFID 방식)로 전환하고, 다량배출사업장 목표관리제 도입, 소형 음식점 쓰레기 배출량에 따른 실적제 전환 등을 통해 음식물쓰레기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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