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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월드컵서 '이란 대신 이탈리아 출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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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4.23 08:09:05

이탈리아계 트럼프 측근 FIFA에 공식 요청
교황 모독에 등 돌린 멜로니와 관계 회복 시도
이란은 "참가할 것"…FIFA 회장도 "반드시 뛰어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출전시켜달라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요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전쟁 및 교황 모독 발언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 온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스포츠 외교’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르자 멜로니(왼쪽) 이탈리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파올리 잠폴리 글로벌파트너십 담당 특사는 FT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대신 이탈리아로 본선 출전국을 바꾸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계인 잠폴리 특사는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아주리 군단’이 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게 꿈이다. 4회 우승 기록은 출전 자격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 선수들이 미국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부적절하고 위험할 수 있다”는 모호한 입장을 보여 왔다. 미국·멕시코·캐나다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주최국 정상으로, 월드컵 조추첨 행사에 앞서 첫 ‘FIFA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제안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로니 총리 간 관계를 봉합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그동안 유럽 정상들 가운데 친(親)트럼프 행보를 이어 온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태생인 레오 14세 교황을 트루스소셜에서 공격하자 이탈리아 내 거센 여론을 의식해 “용납할 수 없다”며 공개 비판했다.

이에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도 멜로니 총리를 공개 비난하며 맞받아쳤고, 이란 공습 당시 시칠리아 주둔 미군기지에서의 전투기 급유를 이탈리아가 거부한 데 대해 “용기가 있는 줄 알았는데 내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내 반(反)트럼프 정서가 확산하면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해 왔던 멜로니 총리의 정치적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휘발유와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치솟자 이탈리아 국민들의 전쟁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탈리아의 본선 출전을 현실로 만들 경우 반발 여론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 수 있다. 그와 친분을 과시해 온 멜로니 총리에게도 정치적 이익을 안겨주게 된다.

이탈리아 대표팀은 지난 1일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패해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굴욕적 패배에 이탈리아축구협회장이 사임하는 등 정치권까지 파장이 번졌다. 이탈리아는 현재 FIFA 랭킹 12위로 본선 불참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FIFA 규정상 본선 진출국이 기권하면 대체팀 선정은 FIFA의 ‘전적인 재량’에 달려 있다. 지난해 클럽월드컵에서는 FIFA가 재량권을 발동해 리오넬 메시가 소속된 인터마이애미에 출전권을 부여한 바 있다.

즉 결국엔 이란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뒤 지난 3월 선수단 안전을 이유로 불참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후 자국 경기를 캐나다나 멕시코로 옮기자고 제안했지만 FIFA로부터 거부당했다. 이란은 이날 “대회 참가 준비가 돼 있으며 출전할 계획”이라는 성명을 다시 내놨다.

앞서 인판티노 회장도 지난주 워싱턴에서 “이란팀은 분명히 온다. 본선 진출권을 따냈고, 자국민을 대표하기 위해 반드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백악관과 국무부, FIFA 모두 이번 로비 활동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하며 “미국의 오랜 숙적과 오랜 기간 외면을 당해온 동맹 사이에서 긴장감 넘치는 스포츠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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