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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87년 설립된 스마이슨은 영국의 하이엔드 스테이셔너리 브랜드로, 영국 왕실에 최고급 가죽 제품과 문구류를 납품해왔다. 대표 상품인 ‘파나마 위클리 다이어리’는 만년필로 글씨를 써도 번지지 않는 얇은 특수 종이로 제작돼 윈스턴 처칠, 캐서린 햅번 등 유명인사들이 애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와 함께 고급 송아지 가죽을 사용한 브리프케이스와 여행지갑도 스마이슨의 핵심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럭셔리 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 물가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스마이슨은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실제 2024년 회계연도 기준 스마이슨 매출은 3210만 파운드에서 2847만 파운드로 줄었고, 손실은 803만 파운드에서 669만 파운드로 다소 감소했으나 적자는 여전한 상태다.
그런 가운데 오클리캐피털은 스마이슨의 브랜드 파워와 글로벌 확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이번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왕실 납품업체로서 오랜 명성을 쌓아온 스마이슨은 고급 문구와 가죽 제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성장 정체와 디지털 전환 지연으로 재정비가 필요한 상태였다. 이에 오클리캐피털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리브랜딩과 유통망 재정비에 나서면서 브랜드 가치를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지 자본시장에서는 영국의 전통 브랜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과정에서 영국 사모펀드운용사에 인수된 점을 리스크 보다는 기회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인수 주체가 영국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해외 투자자보다 현지 문화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브랜드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혁신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여기에 최근 매출 감소와 적자 상황에서 독립적 성장이 어려웠던 스마이슨에게 사모펀드의 자본과 경영 노하우는 재도약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인수는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와 글로벌 자본시장과의 교류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베인앤컴퍼니가 펼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럭셔리 산업에 대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의 투자 규모는 전년대비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럭셔리 산업에서 사모펀드운용사들의 재정적 투자를 브랜드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만큼, 관련 거래가 보다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 뒤따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