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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달 새로 임명된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최근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기 위한 계획을 제시했다. 이 계획은 아직 이스라엘 안보 내각의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비공식으로는 극우 장관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미르 참모총장이 제시한 계획에는 지상병력을 대거 투입해 하마스를 궤멸시키고 가자지구 전역을 장악한 뒤 220만명의 주민들을 지중해 연안 인도주의 구역에 강제 이동시킨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질 구출을 우선시하던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이 경질된 뒤 지난해 11월 새로 부임한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 역시 최근 영구 점령을 언급한 바 있다. 하마스를 완전히 없애려면 가자지구를 점령해야 한다는 게 이들 장관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방위군(IDF)은 가자지구에 투입할 대규모 병력을 소집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합의한 1단계 휴전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지난 18일부터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는 등 공격을 재개한 상태다.
가자지구 재점령 계획이 현실화하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사실상 철수한 이후 20년 만에 이 지역을 장기 점령할 수 있는 길이 다시 열릴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으로도 불리는 ‘6일 전쟁’ 이후 2005년까지 약 40년 동안 가자지구를 점령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재점령한 뒤 이 지역을 통치하겠다는 목표다. 당초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쟁을 개시한 이후에도 하마스 제거에 초점을 맞췄을 뿐 점령을 목표로 삼지는 않았다.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두 국가 해법’을 따라야 한다고 압박했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 뒤 모든 인도주의적 지원 분배까지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이를 위해 주민 1명당 생존을 위해 어느 정도의 칼로리가 필요한지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마스가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직접 또는 민간 계약자를 통해 지원을 분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FT는 “수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뿌리째 뽑아 더 작고 척박한 땅으로 몰아넣은 뒤 이스라엘의 식량 지원에 의존해 생존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장기 점령하면 반란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