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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고려아연 이사회가 다뤘던 의안은 현대자동차 해외법인 ‘HMG 글로벌’이 고려아연의 제3자 배정 유증에 참여해 5272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5%를 확보한 내용이다. 고려아연은 단순 제련뿐 아니라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확장을 위해 국내 대기업들과 활발히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른 이사회는 모두 참석한 장 고문이 유독 유증을 결정하는 이사회만 불참한 이유는 지분경쟁에 있어 해당 의안이 장씨 가문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사업협력을 하는 동시에 표대결이 발발할 경우에 대비해 현대차를 우군으로 확보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 때문에 장 고문은 2022년 8월 한화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유증을 결정하는 이사회에도 불참해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고려아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고려아연과 영풍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다. 양측은 오는 19일 열리는 주총에서 정관변경 안건을 두고 이미 한 달 전부터 치열한 장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존 외국 합작법인을 대상으로만 허용되던 유상증자를 국내법인에도 허용하도록 정관 변경을 시도하고 있는데, 영풍 측은 주주가치 하락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고려아연의 추가 백기사 확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장 고문 입장에서는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가결을 막을 수 없는 터라 차라리 불참해 논란이 커지는 것을 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