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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5세대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5’(플립5)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1일 삼성닷컴에서 진행된 사전판매 라이브방송에서 ‘플립5·폴드5’는 역대 최다 판매 신기록(전작대비 1.9배 증가)을 달성했는데, 이중 약 70%가 ‘플립5’였다. 전작(갤럭시Z 플립4) 사전판매 당시 60% 수준이었던 ‘플립’의 비중이 더 확대된 것이다.
약 1주일간 사용해 본 결과 ‘플립5’의 매력은 3가지 정도였다. 첫 번째는 한눈에 봐도 확 커진 커버 디스플레이다. 전작의 커버 디스플레이는 약 1.9인치였는데, ‘플립5’는 이보다 약 2배 커진 3.4인치로 확대됐다. 수치상으론 2배이지만 실제 눈으로 보니 약 4배 가까이 커진 듯한 느낌이다. 외부의 대부분이 디스플레이로 돼 있어 디자인 상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커진 커버 디스플레이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메시지 사용이 더 원활해졌다. 전작까지는 카카오톡(메신저) 등이 오면 커버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은 가능했지만, 답장을 하려면 폰을 열어야 했다. 하지만 ‘플립5’는 커버 디스플레이상에서 바로 쿼티 키보드를 사용해 즉시 답장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컸던 부분은 ‘플립5’ 커버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이었다. ‘플립5’ 설정(실험실 항목) 중 ‘커버 화면에서 앱 사용해보기’를 누르면 유튜브, 넷플릭스 등을 시청할 수 있는 앱을 커버 디스플레이에 추가할 수 있다.
커버 디스플레이를 통해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실행해보니 메인 디스플레이(2640X1080)만큼의 해상도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선명한 화면(720X748)으로 영상을 즐길 수 있었다. 커버 디스플레이로 영상을 보다가 폰을 열면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바로 영상이 이어진다. 간편하게 짧은 영상을 시청하기엔 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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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물방울 형태 힌지를 채용한 중국 업체들의 경우, 프리스탑(각도 조절)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아 폰을 중간쯤 열었을 때 멈추지 않고 닫히거나 열린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시켜 물방울 힌지로도 프리스탑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능과 디자인을 동시에 잡은 셈이다.
세 번째는 대폭 커진 커버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음에도 발열이 크게 체감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커버 디스플레이를 통해 넷플릭스를 약 40분간 시청했는데 거슬릴 정도의 발열은 느끼지 못했다. 다소 미지근한 정도(약 38~39도)인데,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과도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메인 디스플레이를 통해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할 때 뜨거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구조상 ‘플립5’는 베이퍼챔버(냉각 부품)을 탑재할 수가 없어 ‘폴드5’만큼의 발열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 커버 디스플레이가 2배나 커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이는 ‘플립5’에 탑재된 최신 앱 프로세서(AP)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2세대’ 효과가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3700mAh)는 전작과 용량이 같다. 커버 디스플레이가 커진 만큼 배터리 사용량에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 궁금했는데, 큰 차이점은 못느꼈다. 2시간 정도 연속으로 영상을 봤는데, 배터리 잔량은 약 10% 밖에 줄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이번 ‘플립5·폴드5’ 배터리 효율화 작업을 위해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린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플립5’는 분명 ‘폴드5’에 비해 폴더블폰으로서의 성능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용성은 오히려 더 뛰어나다. 언제 어디서나 한손에 쥐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활동을 할 수 있고, 휴대성도 높아 부담이 없다. 디자인상으로 일종의 ‘패션템’으로 활용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플립5’가 10~20대 소비자층 확대를 노리는 삼성전자 전략의 핵심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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