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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간 패션 외길을 걸어온 한섬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이종사업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시장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섬은 결국 ‘고급화’로 방향을 잡았다. 우선 기능성 화장품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스위스 화장품 연구소와의 협업, 스위스에서 제품 전량 생산 등을 통해 제품 고급화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오에라 스킨케어 제품의 평균 가격대는 20만~50만원 수준이며, 일부 제품의 경우 12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한섬의 행보는 앞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LF(093050)의 전략과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세계인터는 지난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산타마리아 노벨라, 바이레도 등 비교적 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의 판권을 확보했지만, 럭셔리 브랜드인 ‘뽀아레’, ‘스위스퍼펙션’ 등을 본격적으로 내민 건 올해 초부터다. LF 역시 2016년 수입 브랜드 ‘그린랜드’를 론칭한 후 2019년에나 자체 브랜드 ‘아떼’를 선보였다. LF도 신세계인터와 마찬가지로 화장품 사업 초기부터 럭셔리 브랜드를 내세우진 않았다.
한섬이 럭셔리 화장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관련해 기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섬은 ‘타임’ 등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를 통해 고급화 이미지를 구축했다.
여기에 최근 화장품 업계 내 럭셔리 브랜드가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도 고급화 전략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요 수출 지역인 중국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설화수 자음생 라인’을 집중 육성 중인 가운데 지난 2분기 중국내 럭셔리 브랜드의 온라인 매출이 약 100% 성장했다. 전체 아세안 지역 기준으로도 설화수 매출은 60% 이상 늘었다. LG생활건강(051900)도 ‘더후’, ‘숨’ 등 자체 럭셔리 브랜드가 중국 시장 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섬은 연내 오에라를 중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고품격 브랜드 독자성을 화장품에도 적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내년부터 메이크업·향수·바디케어 등으로 화장품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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