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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美대사 "韓 AIIB 가입해도 한미동맹 견고"

송이라 기자I 2015.04.30 15:07:20

"한국, TPP 강력한 후보..가입 돕겠다"
"북한은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문 열려있다"
피습 후 강한 지지에 감명.."의무감 더 커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운데)가 30일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상공회의소 주최 오찬 간담회에서 암참 회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암참)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이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해도 한미관계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상공회의소(암참·AMCHAM) 주최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중국과 한국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아시아 내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기조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AIIB로 인해 나타날) 새로운 도전들이 분명히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중, 미중 관계에 좋은 것”이라며 “한미 관계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자유무역과 협력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AIIB는 미국 주도의 세계은행(WB)이나 일본이 이끄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이 추진하는 다자 개발은행으로 한국도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했다.

그는 10분간의 강연 후 에이미 잭슨 암참 대표와 대담 형식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그의 주변에는 여러명의 경호원이 둘러싸고 있었으며 개별 질의응답 시간도 따로 주어지지 않았다. 피습사건 이후 삼엄한 경호가 느껴졌다.

리퍼트 대사는 시종일관 견고한 한미동맹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미관계는 지금처럼 강했던 적이 없었다”며 “한국과 미국 양쪽 모두가 서로를 향한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고, 복잡하고 어려운 현안들을 함께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한국에 방문한 횟수만 봐도 미국이 한국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과 미국이 세계를 대상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분되고 기대된다”며 “사이버, 우주, 환경과 에너지, 건강 분야에서 한미가 함께 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날 워싱턴에서 진행된 아베 신조 총리의 합동연설이나 일본 과거사를 둘러싼 한미일 관계를 따로 언급하진 않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대해서는 “한국이 TPP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며 “한국은 지금도 후보로 인식되고 있으며 TPP의 높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계속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TPP가 어떻게 될 것인지 예상해달라는 질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의회에서 활발히 논의 중이며 정부가 매우 집중하고 있는 우선순위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정부가 쿠바와 이란, 미얀마 등에 대해서는 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북한에 대해선 소홀하다는 질문에 리퍼트 대사는 “북한을 향한 문을 언제나 열려있다”며 “하루 빨리 협상 테이블에 나오길 바란다. 그때까지는 지금과 같은 경제 제재를 계속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한 행사에서 당한 흉기 피습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리퍼트 대사는 “물론 힘들었다.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반면 좋은 변화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민과 정부의 놀라운 지지에 감명받았다”며 “특히 평소에 목소리를 내지 않던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나를 지지한데 감동 받았고, 한국에 대한 사랑과 의무감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피습 이후 경호가 삼엄해져 아침 조깅에 나설때도 4~5명의 경호원들과 함께 뛰는 변화를 얘기하며 “혼자 뛰다 여러 명과 같이 뛰니 서로 더 빨리 뛰려고 해서 힘들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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