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출판사에 불과했던 웅진은 지난 1989년 웅진코웨이(021240)를 설립해 오늘날 웅진그룹의 기반을 다졌다. 웅진코웨이는 매년 벌어들인 순이익의 50%를 웅진홀딩스에 몰아주는 효자였다. 웅진이 건설과 화학, 태양광, 저축은행, 캐피탈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도 웅진코웨이의 현금창출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이번에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같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나중에 데려온 자식을 살리려고 맏이를 버리기로 한 것과 다를바 없는 결정이었다”며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지체하면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내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이 위기를 맞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건설업과 태양광 사업 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07년 인수한 극동건설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졌다. 웅진홀딩스는 인수대금을 포함해 지금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침체의 늪에 빠진 극동건설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웅진은 지난 2010년 인수한 서울저축은행을 통해서도 건설업 리스크에 노출됐다. 서울저축은행은 한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 중 절반 이상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될 정도로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웅진은 지난해 17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이 저축은행의 BIS비율을 13%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나 그때 뿐이었다.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서울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대로 뚝 떨어졌다.
태양광 사업도 웅진의 발목을 잡았다.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을 통해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있는 웅진은 세계경기 침체와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아 결국엔 웅진폴리실리콘을 매물로 내놓았다.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 사업의 특성상 사업의 지속성에 의문을 보내는 시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리한 사업확장이 지금의 위기를 부른 것”이라며 “건설업은 물론이고 코웨이를 대신할 태양광 사업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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