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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급등에도 중앙은행 매수 행렬…"달러 불신이 불러온 F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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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5.10.20 11:10:44

금값 온스당 4300달러 돌파에도 중앙은행 매수 지속
3년 연속 순매입 1000톤 돌파…올해가 가장 빨라
보유고 내 비중도 35년만에 최대…유로화 제치고 2위
"美재정적자·달러 신뢰 추락으로 구조적 변화" 평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음에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金)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신뢰 하락이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AFP)


19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귀금속 전문거래소 불리언볼트의 애드리언 애쉬 리서치 국장은 “금값 상승은 중앙은행마저 불안하게 만들었다. 금 매수량이 매도량보다 많다는 것은 중앙은행들이 포모에 면역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금값은 올해 들어 60% 가까이 급등했으며, 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최고가를 48차례나 다시 썼다.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6일 온스당 4304.60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세계금협회(WGC)와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앙은행들의 누적 순매입량은 1000톤을 돌파했다. 이는 2023년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1000톤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역대 가장 빠른 속도라고 WGC는 평가했다.

그 결과 전체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24%로 1990년대 이후 35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달러화는 42%, 유로화는 16%로, 금은 지난해 말 사상 처음 유로화를 제치고 준비자산 2위 자리로 올라섰다.

신흥국 중심으로 금의 ‘준(準)기축통화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폴란드·튀르키예·중국·인도 등은 최소 24개월 이상 연속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으며, 체코와 불가리아·카자흐스탄 등 동유럽 국가도 잇달아 매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폴란드 중앙은행은 최근 5년간 금 보유량을 57% 늘려 누적 360톤에 달했고, 인도 중앙은행의 금 보유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중국 인민은행의 공식 보유량은 2264톤을 웃돌며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음에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대량 매입하고 있는 것은, 금을 ‘구조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의 핵심이자 언제든 현금화 가능한 ‘유동성 높은 보유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 정부의 재정악화 및 달러화에 대한 신뢰 추락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미 달러화 가치는 올해 약 12% 하락했다. 미 연방정부 부채는 이달 기준 37조 90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2조 2000억달러, 하루 평균 약 250억달러씩 증가한 결과다. 이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약 124%까지 치솟았다. 또한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1조 8000억달러로, 이자 비용만 9000억달러에 달해 국방비(약 87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에드먼드 모이 전 미국 조폐국장은 “중앙은행들은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및 경제 불확실성이 보유 중인 달러화 가치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자 기록적인 고가에도 금을 계속 매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카바토니 WGC 수석 전략가는 “지속적인 지정학적 불확실성, 변동하는 금리 전망, 미 달러화 등 법정화폐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금은 어떤 정부나 금융시스템에도 의존하지 않는 신뢰할 수 있는 가치저장 수단으로 남아 있다”며 “과거처럼 일시적 유행이나 경기순환에 따른 단기 매수가 아닌, 구조적 자산 재편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더 이상 금은 단순한 안전자산이 아니라 국가간 신용질서의 기준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와 HSBC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중앙은행들이 전략적으로 금을 사들이는 구조적 수요가 향후 5~10년간 금값의 하방을 지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12월 금값 전망치를 기존의 온스당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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