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며 두터운 신뢰를 쌓아온 사이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단순히 함께 일한 인연보다 검찰 재직시절 보여준 업무능력과 조직 장악력 등을 고려할 때 방통위의 위기를 수습할 가장 믿을 만한 ‘구원투수’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로써 지상파 3사를 포함한 방송사들의 재허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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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법조인과 공직 시절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공평무사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고, 법률적 전문성과 합리적 조직 운영 능력을 겸비해 대내외 신망이 높다”고 덧붙였다.
충남 예산 출신인 김 후보자는 예산고와 충남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 합격, 1985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면서 대구지검 검사로 임관됐다. 그 후 법무연수원 교수, 서울지검 부부장검사, 춘천지검 원주지청장, 대검 강력과장, 대구지검 2차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검사 시절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따랐던 선배 검사로 통한다.
김 후보자는 이날 지명 소감에 대해 “절차를 거쳐서 임명된다면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공정한, 그리고 독립적인 방송·통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일단 방송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무허가 사업자가 될 뻔 했던 지상파 방송사 재허가에 숨통이 트이게 됐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에 임명되면 이달 31일에 허가 유효 기간이 끝나는 지상파 3사를 포함한 34개사와 141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려면 20여일 정도 걸린다. 여야 대치 정국 속에서 김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만큼, 12월 31일 전에 이상인 위원장 직무대행과 함께 지상파 재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얼마 전 보류됐던 YTN 민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지난달 29일 YTN 최다액출자자(최대주주) 변경 승인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앞서 유진기업이 51% 출자한 유진ENT는 지난 10일 한전KDN·한국마사회가 보유했던 YTN 주식 1300만주를 3199억원에 취득하며 지분 30.95%를 확보했다. 그런데 방통위는 추후 보완을 통해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평생 법조인으로 살아온 김 후보자에 대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걱정도 있다. 그가 통신이나 인터넷 이슈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야의 평가도 엇갈렸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김 후보자 임명을 위한 대승적 협조를 당부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2차 방송 장악에 나섰다”며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검찰 재직 시절 직속상관으로,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한 ‘검찰판 하나회’ 선배”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