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으로 출국하기 위해 오후 12시30분 하네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전 11시40분경 모습을 드러낸 것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닌 그의 부인 조은주씨만이 김포공항에 나타났다. 취재진이 몰려들 것을 예상한 조씨는 비행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 공항 라운지에서 대기하다 조용히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조씨는 취재진이 묻는 모든 질문에 일절 답을 하지 않은 채 웃으며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조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일순간 취재진이 몰려들며 조씨와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부인인 조씨가 탑승한 NH864 하네다행 비행기가 출발한 뒤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일각에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이 입국해 있는 동안 담판을 짓기 위해 출국 일정을 갑작스럽게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이 신동주 전 부회장을 기다리는 동안 오후 2시40분경에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입국했다. 신동빈 회장은 입국장에 모인 300여명의 취재진에게 모습을 보이자마자 90도로 머리를 숙이고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깊이 사과했다. 신 회장은 “(나는) 한국에서 총괄회장님 옆에서 임직원과 함께 주주를 위해 롯데를 키워온 사람으로 총괄 회장님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외에 있는 그룹을 정상화하는 것이 역할”이라며 입을 열었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세례에도 여유를 보인 신동빈 회장은 가장 민감한 부분인 ‘해임지시서’에 대해 “법적 효력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신동빈 회장은 우호 지분에 대한 질문에 니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분관계를 밝힌 형과를 달리,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아버지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대답을 피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8일 신격호 총괄회장과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공항을 떠난 신동빈 회장은 곧장 소공동 롯데호텔로 향해 신격호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과 회동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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