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구룡마을 개발 특혜의혹. 국토위는 지난달 13일 첫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여야간 대치 끝에 파행됐고, 2월 임시국회 일정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국토와 교통 관련법안을 심사하는 소위가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세금·예산 등 국가경제의 근간을 다루는 국회 기획재정위도 2월 내내 멈춰섰다.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과거 트위터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야권 인사들을 비방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민주당은 안 사장의 사퇴만을 주장했고, 결국 2월 임시국회 기재위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기재위 산하 조세소위와 경제재정소위가 2월동안 열린 시간은 각각 1시간34분, 1시간 25분에 불과했다. 우리금융 계열 지방은행의 매각에 필요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각종 세법들의 논의도 줄줄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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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국토위와 기재위 뿐만 아니다. 2월 임시국회 13개 상임위 소속 16개 법안심사소위 가운데 10시간도 채 열리지 않은 소위가 11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69% 수준이다. 총 법안소위 회의시간인 90시간57분을 13개 상임위로 나눌 경우 각 상임위별 법안심사는 겨우 7시간이었다는 계산도 나온다. 한달 가까이 보통 직장인들의 하루 근무시간(8시간 기준)도 채우지 못한 셈이다.
입법감시전문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은 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월 임시국회 각 상임위별 법안소위 회의현황을 공개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2월 임시국회 동안 법안소위를 1시간33분간 열었다. 법안소위가 아예 열리지 않은 국토위를 제외하곤 가장 짧았다. 교문위 소속 의원들은 이 기간동안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을 참관했다.
개인정보보호 관련법안들을 논의해야 할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와 안전행정위는 각각 5시간 23분, 3시간48분 법안을 심사하는데 그쳤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처리를 약속했던 북한인권법도 실제 논의는 거의 되지 않았다. 외교통일위가 고작 5시간37분간 북한인권법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놨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가 ‘민생국회’를 말로만 외친채 입법권은 내팽개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가 공감대를 이뤘던 법안들도 정작 심사단계에서는 줄줄이 밀려났기 때문이다. 6·4 지방선거 등 대형 정치이벤트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밥그릇 싸움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안처리 하나에 예산 8억 투입
심사시간이 짧으니 법안처리가 부진한 것은 당연했다. 현재(지난 1일 기준) 국회 계류법안은 총 6526건인데, 이 가운데 2월 임시국회에서 가결된 법안은 158건에 불과했다. 농해수위(63건)와 보건복지위(11건), 환경노동위(31건)을 제외한 모든 상임위가 2월 임시국회에서 10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그만큼 법안처리에 드는 비용은 올라가게 됐다. 올해 예산을 보면 국회 운영에 총 5041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3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3개월 동안 총 158건의 법안이 처리되는데 총 1260억원을 쓴 것이다. 법안 한개를 성사시키는데 8억원 가까이 들었다는 추산이 나온다.
김대인 법률소비자연맹 총재는 “2월 임시국회 법안소위 시간은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수준으로 제대로 된 법안심사가 이뤄졌을지 의문”이라면서 “법안심사의 처음이자 가장 중요한 과정인 법안소위가 제대로 활동해야 민생과 일자리 창출 등 국민을 위한 국회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