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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보호가 필요한 부친을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했다는 점에서 죄질과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패륜적 범죄임을 고려하면 원심 형이 너무 가볍다”고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지만 피고인의 성장 배경이나 경위를 살펴보면 다소 참작할 이유가 있고 유족들이 선처를 바라고 있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 달라고 말했다. A씨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약 4개월간 당뇨와 치매가 있는 아버지 B(사망 당시 60세)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3월 아버지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실패한 뒤로는 음식을 주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는 혼자서 움직일 수 없는 아버지에게 약을 주지 않고 뜨거운 물을 하반신에 부어 화상을 입힌 뒤 조치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그는 영양 불량 상태였던 B씨가 당뇨 합병증과 화상 등으로 숨지자 부패를 우려해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의 시신은 방치 한 달 만에 건물 관리인이 발견했다.
당시 경찰은 A씨에게 존속학대치사 등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지만, 검찰은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던 것으로 보고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도움 없이 생활하기 어려운 피해자에게 약과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는 등 학대해 기아 상태에 이르게 했고 결국 사망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45분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