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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는 지난 17일 무자히드 대변인의 첫 공식 기자회견 때 바로 옆에 동석한 인물이다. 앞서 연합뉴스는 지난 15일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하면서 정부 항복을 받아내자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 수하일 샤힌을 통해 공식 입장을 물은 바 있다.
발키는 “아프간 국민은 오래 계속된 싸움과 큰 희생 후에 외국 지배에서 벗어나 자기결정권을 갖게 됐다”며 “한국 정부가 아프간의 미래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에는 리튬 등 손대지 않은 광물자원이 풍부하다”며 “한국은 전자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아프간과 함께 서로의 이익을 위해 협력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CNN방송은 아프간 전역에 묻혀 있는 철, 구리, 금 등 광물을 비롯해 희토류와 충전용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등의 가치가 1조 달러(약 1천170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어 발키는 “우리는 한국 지도자 및 경영인과 만나기를 원하며 경제적·인적 교류를 강화하기를 강력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탈레반은 2007년 아프간 바그람 기지에 주둔하던 한국군 고(故) 윤장호 하사를 폭탄 테러로 숨지게 했고, 같은 해 분당 샘물교회 자원봉사자 23명을 납치했다가 이 가운데 2명을 살해한 바 있다.
한국과 탈레반의 악연에 대해 사과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우리나라는 외국군에 의해 점령된 상태였다”며 “이제 과거 속에서 살지 않고 미래를 바라봐야 하는 게 시급한 문제”라며 사과를 피했다.
과거 한국 관련 기관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로 출국을 제한당하고 안전을 위협받는 현지인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외국인과 일한 모든 이들에게 사면령을 내렸다”며 “우리는 그들이 떠나지 않고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원하지만, 떠나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선택일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북한과 교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으며, ‘손목 절단 등 잔혹한 형벌 체계를 갖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우리의 법은 성스러운 종교에서 비롯됐다”고 답했다.
탈레반아 이후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현장에선 시위대를 향한 발포 등 곳곳에서 여전히 잔학한 행위와 혼란이 이어진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서는 “그런 보도들은 꾸며낸 것들”이라며 “여성도 교육, 보건, 취업 등 이슬람 체계 내에서 모든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새 정부 구성 상황에 대해서는 “포괄적 정부 구성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이슬람 법체계 안에서 모든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존중하고 모든 국제 규범도 충실히 지킬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다만, 불행하게도 미디어들이 우리를 겨냥해 대규모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며 국제 여론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