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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와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은 이날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올림픽 개최를 647일 앞둔 상황에서 대회 준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회장은 앞서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 일정에 맞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과 함께 경제사절단으로서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앞둔 중요한 시기인 점을 감안해 지창훈 대한항공(003490) 사장을 이란에 대신 보낸 바 있다.
오는 4일에는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대해 조건부 자율협약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 대주주인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에 대해 사재 출연 압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의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최근 약 4112억원의 자산 유동화 방안에 더한 추가 자구안으로 사장 50%, 전무급 이상 30%, 상무급 20%의 임원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인건비를 10% 절감하고 각종 직원 복리후생비를 30~100%까지 삭감할 계획이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회사 지원으로 운영되던 여의도 본사 구내 식당의 운영도 중단할 예정이다.
한진그룹은 앞서 지난 2014년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지난 3월에는 대한항공 부기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조 회장이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다’는 댓글을 달았다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조 회장은 이날 조직위원장 사퇴와 관련해 “그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정부, 강원도 등 관계기관, IOC, 대한체육회·대한장애인체육회·대한스키협회·대한빙상경기연맹 등 유관 단체와 협회 관계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그룹 경영에 복귀하더라도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차례 실패 끝에 도전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서 성공적 올림픽 개최를 위한 국가적 사명감과 IOC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14년 8월 한진그룹의 당면한 문제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위원장직을 맡았었다.
조양호 회장은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경기장 건설 지연, 올림픽 개폐막식장과 경기장 이전 논란, 분산개최 논란 등 많은 현안들을 해결하면서 올림픽 준비를 본 궤도에 올려 놓은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정선 테스트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조 회장은 “그동안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조직위원회 모든 임직원과 하나의 팀이 돼 혼신의 힘을 다했다”면서 “본격적 대회 운영 준비를 위한 기틀을 다졌다고 자부하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믿고 열심히 따라준 조직위원회 모든 임직원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위원장과 함께 흔들림 없이 올림픽 준비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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