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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서 차 팔던 소년이 인도 총리로..'경제 총리vs극우주의자'

염지현 기자I 2014.05.14 16:56:17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인도에서 노점상을 하던 서민 출신 나렌드라 모디(64) 구라자트주(州) 주지사가 네루-간디 가문의 ‘황태자’ 라훌 간디(48)를 제치고 차기 인도총리로 부상했다.

시장은 친(親)기업 정서에 구자라트 주(州) 경제를 회생시킨 그의 당선에 환영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가 지난 2002년 무슬림들의 대량학살을 방조한 ‘파시스트’라는 비난도 제기되는 등 다소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950년 구자라트주의 힌두 집안에서 6남매의 셋째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운영하는 차(茶) 장사를 도왔다.

그는 “10대 시절은 형과 함께 바드나가르 버스 터미널에서 짜이(인도식 홍차)를 팔았던 기억 밖에 나지 않는다”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차 장사를 하는 하위계층 부모에게서 태어난 모디에 대해 반대파들은 “차 장사를 한 사람이 어떻게 한 나라를 이끌겠느냐”며 비아냥거렸다.

그는 1970년 힌두 국수주의 단체 ‘민족봉사단(RSS)’에 들어가 선전원으로 일하면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모디는 RSS를 모체로 1980년 창당한 제1 야당 인도국민당(BJP)에서도 승승장구했다.

그는 BJP에서 선거 전략을 짜는 일을 맡아 1995년 구자라트주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는 이때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구자라트 주지사로 선출된 후 3연임을 하면서 구자라트 주를 인도에서 경제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키웠다.

모디의 경제정책 핵심은 친(親)기업, 친(親)시장으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유치, 과감한 인프라 투자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영국 매체 가디언은 극우 힌두민족주의자 성향을 지닌 모디가 ‘인도판 파시스트’라고 비난했다.

모디가 구자라트 주총리에 오른 직후인 2002년 초 주(州) 내에서 발생한 힌두교 신도와 이슬람교도(무슬림)간 유혈충돌 때 힌두교 신도 편에서 서서 사태를 방관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충돌로 1000여명이 숨졌고 사망자는 대부분 무슬림이었다. 모디는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항변해왔다.

나렌드라 모디 (사진=NYT)
모디의 경제 정책을 뜻하는 ‘구자라트 모델’이 성공할 지 여부도 주요 관전포인트다.

모디 지지자들은 다른 인도 주(州)도 구자라트의 제조업 유치모델을 따른다면 인도는 향후 10년 동안 4000만개 새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비해 자본 집약적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구자라트 모델은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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