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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 딜러·정비인력 양성‥수입차 회사의 무한변신

김형욱 기자I 2013.12.05 16:04:19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체질개선 작업 한창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이 차의 강점은 고유의 사륜구동 시스템을 비롯한 안정적인 주행 성능입니다. 고급스러운 실내외 인테리어는 어느 경쟁 차보다도 월등합니다.”

지난달 26일 아우디 분당 센터(전시장·서비스센터)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고객 대신 신입 딜러(판매사원)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선배 딜러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 있는 고객응대법을 들어며 수첩에 꼼꼼히 메모했다. 차량소개가 끝난 후에는 선·후배가 조를 짜 판매경험을 공유했다.
아우디 딜러 위본모터스 WSA(위본 세일즈 아카데미) 1기 졸업생인 서인해 딜러가 교육 중인 4기 후배들에게 차량 소개법을 직접 시연하는 모습. 김형욱 기자
수입차 업계가 발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식 공채시스템을 도입하고, 서비스망과 정비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식으로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5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 딜러사 위본모터스는 올 초부터 위본 세일즈 아카데미(WSA)라는 신입 딜러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모든 신입 딜러는 6주 교육과정을 마친 후에야 정식 딜러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3기에 걸쳐 50여 명의 신입 딜러가 배출됐으며 현재 4기 20명이 교육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식 공채시스템과 비슷하다. 이전까지 수입차 딜러는 알음알음 경력 채용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다보니 수입차업계 전체 신뢰를 깎아 먹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딜러에 따라 고객 불만 처리도 미숙한 사람이 많았고, 고객 계약금이나 리스비를 갖고 달아나는 일도 빈번했다.

WSA를 도입한 뒤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회사측은 “기수별로 6주 동안 함께 생활하다보니 유대감이나 애사심도 자연스레 켜졌다”며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의 만족도나 신뢰감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판매·정비인력 교육 강화는 10여 수입사와 130여 딜러사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코리아는 최근 나란히 새 트레이닝 센터를 짓기로 했다. 판매·정비사원의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우수 인력을 양성하자는 취지다.

아우디코리아는 이달 중 경기도 평택에 14억원을 투입한 트레이닝 센터를 완공한다. 이를 통해 내년 중 판매·정비직원을 현재의 1.5배로 늘릴 계획이다. BMW코리아도 총 440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에 새 트레이닝 센터를 포함한 BMW 복합단지 설립에 나섰다. BMW코리아는 서비스 인력을 2016년까지 지금의 2배인 2246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벤츠코리아도 내년 2분기까지 새 트레이닝 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또 한국도요타는 지난 2006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트레이닝 센터 설립 이래 교육생이 8000명을 넘었다.

산학협력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입차 회사들은 저마다 자동차 관련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고 일찌감치 이곳 학생을 위한 실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수입차업계의 이런 변신은 판매량에 걸맞은 서비스 인프라가 뒤따르지 못한다면 중·장기적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올 4월 협회 창립 이래 처음으로 39개 수입·딜러사 합동 채용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이승택 한성자동차(벤츠 딜러) 이사는 “국산-수입차 경쟁을 좌우하는 것도 결국 얼마나 우수 인재를 양성해 고객서비스를 높이느냐에 달렸다”며 “이 선의의 경쟁은 결과적으로 국내 고객에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 인천 송도 복합단지 조감도. 이곳에는 정비직원 교육을 위한 트레이닝 센터도 갖춰질 예정이다. BMW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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