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춤하는 코스피 대형주…오르는 중소형주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6월1~20일)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2592.62로 마감해 0.47%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3%대 상승률 나타냈다. 중형주 지수는 2822.64로 마감해 3.93% 올라 가장 높았으며, 소형주 지수는 3.27% 상승했다.
중·소형주 지수가 대형주 지수를 웃도는 건 지난달과 비교하면 상반된 흐름이다. 5월만 해도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한 달간 3.63% 올라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뒤를 이어 코스피 소형주가 1.51% 올랐으며, 코스피 중형주는 마이너스 0.42%를 기록하며 가장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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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중·소형주가 이달 들어 약진하는 건 코스피 대형주에 쏠렸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어서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 애플, 아마존, 등이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달 국내 대형 기술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챗(Chat)GPT를 필두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에 반도체 및 AI 관련 종목들이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코스피 시총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는 지난달 9.01% 상승했으며, SK하이닉스(000660)는 21.34% 뛰었다.
증권가에선 현재 코스피 지수가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경기선행 지표가 바닥권에서 반등할 때 증시 밸류에이션이 상승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의지를 시사하며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에 도달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현재 시장금리 역시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적 경기선행 지표 중 하나인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반등할 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충분히 하락해 있는 게 역사적 흐름이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며 “글로벌 주요 40여개 국가 증시에 대해 지난 1년 기준 평균 주가수익비율(PER)보다 높은 곳이 80%를 넘어선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감안한 증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멘텀 부재 국면…밸류 부담 낮은 중소형주 주목
올해 2분기 실적 시즌이 도래하기 전까지는 대형주 대비 소외 받았던 중·소형주 위주로 수급이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주가 기대되거나 이익이 개선되는 종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띨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랠리 구간에서 지수 흐름이 둔화하면 중·소형주가 반등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중·소형주에서 소재 및 산업재와 같은 민감주가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정부의 해외 수주 지원 활동도 더해지는 수주산업 테마가 부각됨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분기별 이익 회복세를 보이는 중·소형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부진한 지수 흐름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중·소형주들은 수주 및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중형주 중에서는 한화오션(042660)이 이날 3만8200원으로 마감해 이달 초 대비 34.74% 상승했는데, 선가 상승과 조선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요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소형주 중에서는 삼부토건(001470)이 이날 3810원으로 마감해 86.31% 올랐다.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토대로 수주 기대감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