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항만노동자들이 속한 통합서비스노조 베르디(ver.di)는 지난 23일(현지시각) 오전 6시부터 24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지난 9일 부분 파업에 이은 2차 파업으로, 독일 최대 항만이 있는 함부르크에선 30여년 만에 일어난 첫 파업이다. 이에 함부르크를 포함해 브레머하펜·브레멘·엠덴 등 주요 항만에서의 하역 작업은 일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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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럽을 대표하는 항만인 함부르크항 등에서 파업 위기가 고조되자 유럽 지역을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물류망이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름철 성수기까지 접어들면 항만 혼잡이 가중되리란 게 업계 관측이다.
특히, 독일 함부르크항, 벨기에 앤트워프항 등에선 파업 이전부터 항만 혼잡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크레인 월드와이드 로지스틱스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독일 항만에 정박하고자 대기하는 선박은 60척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도 유럽에 취항하는 선박들은 2주 이상의 스케줄 지연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미국 항만에서의 파업 가능성도 남아 있다. 미국 서부 항만노조 국제항만창고연맹(ILWU)과 사용자 단체 태평양해사협회(PMA)의 단체협약은 다음 달 1일 만료되지만,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해 파업이 벌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협상 쟁점에 임금 인상과 복지 조건 개선 외 항만 자동화 계획도 포함돼 있어 단시간 내 합의가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진 파업이나 항만 폐쇄가 일어날 조짐은 없지만, 미 서부 항만 노사 간 협상은 매번 합의점을 찾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업계 관계자들은 관련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14년 협상 때도 노사 간 합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ILWU의 파업과 태업, PMA의 직장 폐쇄 등이 이어져 물류망에 차질을 빚었다.
업계 관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부 항만 노사를 만나 양측의 원활한 협상을 요구한 만큼 지난 협상 때처럼 파업까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물동량이 늘어나는 여름철 성수기에 파업 등으로 주요 항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면 물류난이 재차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