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고지 비용, 예탁원 이용 시 주주당 300→123원

고준혁 기자I 2021.03.09 13:08:26

9일 예탁원 '주주총회정보 전자고지서비스' 시행
카카오페이가 자체 정보 이용해 카톡 알람하는 방식
전자투표까지 가능…'소액주주 의결권 행사' 제고 기대
지난해 전자투표 주주 전체 1%로 실제 효과 두고 봐야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은 주주총회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고지서비스를 본격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기업들이 이를 이용 시 우편 발송하는 그간의 방식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는 주주총회 전자투표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연계돼 있기 때문에, 주총 안건에 대한 투표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되기도 한다.
9일 오전 여의도 한국예탁결제원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주주총회정보 전자고지서비스’ 본격 시행 관련 브리핑에서 이재철 의결권서비스부 팀장이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고준혁 기자)
9일 예탁원은 카카오페이를 통해 개인주주에 주주총회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안내하는 ‘주주총회정보 전자고지서비스’를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상장사는 상법에 따라 주주명부에 기재된 정보 중 우편만을 이용할 수 있어, 그간 통지서를 우편으로 송달하거나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주총정보를 고지해 왔다. 예탁원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카카오톡 알람으로 주총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데, 이는 전자고지에도 등기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예탁원이 카카오페이에 고지대상자를 통보하고 카카오페이는 자체 고객정보를 이용해 카카오 알림톡과 모바일 메시지를 발송하는 구조다. 신청 회사에 한해 서비스가 제공된다. 전자고지서 수령에 동의한 개인주주에 주주총회 일시와 장소, 의안, 전자투표 일정 및 인터넷 주소 등이 전달된다.

고객이 될 상장사에 가장 큰 이점은 비용 절감이다. 우편 고지 방식에 비해 전자고지서비스가 저렴해 예탁원은 꽤 많은 상장사가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편 통지에 대한 비용 부담으로 상장사 대부분은 현재 소액주주(지분 1% 미만 주식 보유)에 대한 소집통지를 전자공시로 갈음하고 있다.

이재철 예탁원 의결권서비스부 부장은 “서면통지 비용은 최대로 볼 때 통당 300원 정도인데, 전자고지서비스를 이용하면 123원 정도로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며 “이용수수료는 카카오페이의 발송 요금과 연동돼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전자고지서비스의 또 다른 장점은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까지 유도한다는 점이다. 예탁원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로 상장사가 입은 피해를 감안해 108개사를 대상으로 해당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시범 서비스는 주주총회가 열린다는 공지 정도만 전송됐는데, 올해부턴 예탁결제원의 전자주총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장사의 경우엔 주주가 바로 전자투표까지 진행할 수 있게 개선됐다. 나머지 전자주총 서비스 제공사(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를 이용하는 상장사의 경우 해당 URL 링크를 제공한다.

실제 투표율이 올라 갈지와 안건 부결 건수가 줄어들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전자투표를 이용한 주주는 전체 1%에 미치지 못했다. 주식 수로도 4.8%에 그치는 등 전자주총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섀도보팅 제도 폐지 이후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인한 상장사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상장사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회사 중 정기주총에서 안건이 부결된 회사는 2018년 76개사, 2019년 188개사, 2020년 340개사로 늘고 있다. 예탁원 측이 이번 서비스를 발표하기 전 1200개의 상장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0곳 정도만이 이용한다고 밝혔다.

신성철 의결권서비스부 팀장은 “전자고지서비스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는 예탁원 전자투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기관을 통해 투표할 수 있게끔 링크를 달아 각 증권사 전자투표 시스템으로 접속할 수 있다”며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제고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날 이 서비스가 개시됐기 때문에 실제 얼마나 개선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고지서비스를 신청하려는 상장사는 예탁원의 전자고지시스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된다. 전자고지를 발송하기 2일 전까지 이용신청 및 수수료 납부를 해야 하며 자세한 사항은 해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주주총회정보 전자고지서비스’ 화면 예시. (출처=한국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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