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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교회발 집단감염'에 개신교계 안팎 눈치만

김은비 기자I 2021.01.11 11:53:09

교계 내부선 ''일괄적 사회적거리두기'' 불만
"교회 규모·지역별 거리두기로 숨통 틔워주길"
교회에 대한 비판 커져 쉽지 않아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교회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또 다시 발생하면서 안팎으로 비판이 커지자 개신교계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교회 규모·지역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반면 교계 밖에서는 교회를 두고 ‘감염병의 온상’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퍼지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예방 위한 교회 에티켓(사진=연합뉴스)
한 교계 관계자는 11일 이데일리에 “방역수칙을 잘 지키되 교회 규모·지역별로 조금만 유동적으로 거리두기를 적용해 숨통을 틔워주면 좋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관계자는 “대다수 교회에서는 방역수칙도 잘 준수하고 있는데 교회에 대한 비판만 날로 거세지니 교계에서는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며 “집단적 반발이 나오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은 이 같은 개신교계의 입장을 전하기 위해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기도 했다. 이들은 정 총리에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인 지역에서 종교시설만 2.5단계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조치임을 지적하고, 지역과 일관된 단계 적용을 요청했다. 또 일요일 낮시간대 예배에 한해서라도 제한적 대면 예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 총리는 “교회와 선교단체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에 교회들의 2.5단계 해제는 어렵다”며 “1월 17일 이후에 다시 검토해 보자”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일부 교회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이 없다는 것도 개신교계에서는 골칫거리다. 이전에는 신천지, 사랑제일교회 등 주요 교단 이외에서 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요 교단 소속 일부 교회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부산의 세계로 교회가 대표적이다. 세계로 교회는 국내 최대 교단인 예수장로회 소속 교회다. 교계 관계자는 “큰 교단의 경우 소속 교회만 수만곳에 이른다”며 “자식을 키워도 말 안듣는 자식이 있듯 교회도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미 6~7번 넘게 행정명령을 내려도 말을 안 듣는데 교계에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교회의 ‘ㄱ’자만 봐도 싫다”는 등의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교인들은 부정적 인식이 퍼지면서 교회를 다닌다는 사실을 숨기거나, 교회를 떠나기까지 한다. 개신교인 이모(29)씨는 “요즘엔 밥먹기 전 식기도나 십자가 목걸이도 하기 조심스럽다”며 “집단감염 뉴스가 나오면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위기 상황일수록 교회가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육순종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총회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말연시가 비대면 예배여서 교회마다 고충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는 “‘왜 우리만 가지고 그러느냐’고 볼멘 소리를 하는 교회들이 있는데 정말 답답하다”고 적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지금 교회에 무엇을 원하는지 상상력이 없다”며 “이웃이 안 보인다는 것은 하나님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예배하며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읽고, 코로나 이후를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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