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폭발 후폭풍…반정부 시위격화·장관 줄사퇴

김보겸 기자I 2020.08.10 13:34:55

9일 공보장관 이어 환경장관 사퇴
''폭발 참사'' 규탄 시위서 170명 부상

베이루트 폭발 이후 레바논에서는 정부 무능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 사건과 관련해 내각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정부 고위직 인사들이 연이어 사퇴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마날 압델 사마드 공보장관과 다미아노스 카타르 환경장관은 수도 베이루트 항구 폭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사마드 공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염원에 미치지 못했다. 대중의 변화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응하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카타르 환경장관 역시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 통치 체제는 무기력하고 무익하다. 여러 개혁 기회를 망쳐버린 현 정권에서 마지막 희망을 잃었다”며 “엄청난 재앙이 벌어짐에 따라 사임을 결정했다. 희생자들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현지시간) 베이루트 항구에서 일어난 폭발로 158명이 사망하고 6000여명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정부의 사태 수습에도 대중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고에 앞서 폭발물질의 위험성을 수차례 경고했는데도 불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

시위대는 폭발 참사의 실제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1만명에 이르는 반정부 시위대가 거리로 나왔으며 정부 부처와 은행을 습격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가스를 분사했으며 진압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시위대 170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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