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사장은 지난 9일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투자를 많이 하는 상황에서 전기료를 인하하는 건 ‘교각살우(矯角殺牛·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와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부 ‘전력분야 10대 프로젝트’에 따라 한전 등 전력 공기업들은 고전압배터리(ESS), 학교 태양광프로젝트 등 에너지 신산업에 올해 6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조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ESS,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은 내년에 굉장히 큰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사업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조 사장은 “아직도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낮은 수준”이라며 “전기요금이 1~2% 내리더라도 국민의 효용가치 측면에선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인하론에 거듭 선을 그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전기요금(2014년 기준)은 MWh당 109달러로 OECD 평균요금은 179달러보다 낮다. 다만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급격히 올라가는 누진체계는 국내가 6단계, 11.7배로 미국(2단계, 1.1배), 일본(3단계, 1.4배)보다 가파르다.
조 사장은 “환율만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올해 실적도 괜찮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환율이 상승하는 문제, 탄소세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한전의 흑자 구조가 아직 안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는 전력판매 시장이 개방돼 프로슈머 등 경쟁자가 많이 생긴다”며 “전기만 파는 게 아니라 설비를 지어주는 등 고객 영업력을 보강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프로슈머는 전기를 소비하면서 태양광 등 설비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사람으로, 올해부터는 누구나 전기를 사고 팔 수 있게 거래시장이 개방된다.
한전은 오는 29일 이사회, 내달 22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 13조4139억원(연결재무제표 기준) 중 1조9900억원 가량을 배당할 예정이다. 이는 2014년 배당총액 3210억원의 6배가 넘는 금액이다. 지난해 서울 삼성동 본사 매각으로 10조원 넘는 영업외 수익이 들어온 게 반영됐다. 2013년 취임한 조환익 사장은 내년 2월까지 1년간 연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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