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메세나協 회장 "선친·형 뜻 잇겠다…사명 느껴"

김미경 기자I 2015.04.09 13:07:49

예술계·기업 각 그룹 특화지원에 힘쓸 것
재계인사·인맥 적임자…이사 추가해 재정 늘릴 것
'김영란법'서 '문화접대비'는 제외돼야
'메세나법 시행 추진'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역점

박삼구 한국메세나협회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중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메세나협회).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박성용 명예회장이 2003년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직을 맡았지만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2005년 돌아가셨다. 책임과 사명을 느낀다. 선친인 창업회장과 형인 박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 ‘메디치가(家)’ 철학과 전통을 이어가겠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70)이 지난 2월 제9대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후 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들의 참여를 늘리고, 금호가 클래식, 삼성이 미술 등을 후원하는 것처럼 기업별 특화된 메세나활동을 독려하겠다”며 “내주 정기총회를 열고 이사장과 부회장 등을 추가로 뽑아 재정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임기간 동안 역점을 둔 사업으로는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가칭 메세나법)에 대한 후속 개정 추진과 정부 연계사업인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의 확대’를 꼽았다. 그는 “선대 회장이 추진해온 사업을 계승·발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메세나법’ 개정화와 ‘문화가 있는 날’ 전국 확산을 위해 참여기업을 늘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세나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수”라며 “재임하는 동안 이 법이 개정돼 메세나 활동에 참여하는 기업이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기업의 문화마케팅이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며 “장기적으로 가려면 남도 잘 되고 나도 잘 되는 ‘윈윈전략’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다만 김영란법과 관련해선 “공연계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다. 김영란법에서 문화접대는 빼줬으면 좋겠다. 지인을 초청해 함께 연극을 보고, 노래를 듣는 일은 아름다운 것”이라며 말했다.

박 회장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행복지수는 세계 하위권”이라며 “오직 경제력만으로는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국민행복지수 확대를 위해서는 문화예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메세나협회가 밑거름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제5대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을 역임한 박성용 명예회장의 동생으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을 통해 예술영재를 발굴하고 신진예술가를 육성하는 데 앞장서 왔다. 탄탄한 재계 인맥을 갖춘 인물로 기업과 문화예술 간 가교 역할의 적임자로 정평이 나 있다. 임기는 오는 2018년 2월까지 3년.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직에 형제가 취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한국메세나협회는 1994년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단체 발의로 창립한 이래, 기업 회원을 기반으로 문화예술과 경제균형 발전을 목표로 활동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현재 국내 230여개 회원사가 가입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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