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다음달 10일부터 ‘MBC 무한도전’ 같은 지상파 인기 주문형비디오(VOD) 가격이 50% 인상(HD 기준)된다. 나머지 비인기 지상파 VOD 가격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7일 방송 업계에 따르면 IPTV(인터넷 TV), 케이블TV 등 유료 TV 업체들과 지상파 방송사들은 인기 지상파 프로그램 VOD에 대한 가격 인상에 합의했다. 유료TV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 1월부터 지상파 방송사들과 지상파 VOD 인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
인상 대상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정한 5개 프로그램이다. 유료 TV 업계는 고화질(HD) VOD 한 편당 1500원의 요금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 요금(1000원)보다 50% 인상된 가격이다. 일반화질(SD)VOD는 700원에서 1000원으로 오른다.
5개를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 VOD에 대한 요금은 현재와 같지만, 연말까지 순차로 인상 대상을 늘려간다는 게 지상파 측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연말에는 10~12개 프로그램의 VOD 가격이 50%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어떤 프로그램이 인상 대상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방송 업계에서는 MBC 무한도전에 대한 VOD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점쳤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지상파 프로그램중 무한도전의 프로그램몰입도(PEI)가 가장 높다. PEI는 시청자가 해당 프로그램이 얼마만큼 집중해 보는지 ‘정도’를 100을 기준으로 측정한 지수다. 몰입도가 높은 스포츠 경기의 경우 PEI는 보통 130 정도다. 무한도전의 PEI는 14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역대 최고 수치인 161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료 TV 업계는 VOD 이용자 이탈을 우려하며 지상파 측의 인상 요구를 거부해왔다. 유료 TV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VOD 시장이 열리고 있는데 갑작스런 가격 인상은 소비자 이탈을 야기할 수 있다”며 “당분간 가격 인상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상파 VOD 요금이 2008년 IPTV 출범 이후 인상이 없었고 CJ E&M(130960) 콘텐츠보다 싸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CJ E&M 계열 최신 인기 콘텐츠는 HD급 VOD 요금이 1500원이다.
이용자 이탈만 없다면 VOD 요금 인상은 유료TV 업계에도 이익이다. 수익 배분 구조가 지상파는 65%, 유료TV는 35%이기 때문이다.
유료TV 업계 일각에서는 지상파 측이 재전송료(CPS) 협상과 연계해 VOD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VOD 인상을 강하게 요구했다가 양보하면서 CPS 인상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가정이다. 반면 지상파 TV 측에서는 CPS와 VOD 협상은 별개의 사안이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CPS는 일종의 저작권 개념에 가까운 비용이다. 유료TV가 지상파 방송을 중계하면서 KBS, MBC, SBS 측에 내는 대가를 의미한다. 지상파는 가입자 한 명당 280원대인 CPS를 400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