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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8월 17일에 레지던트 1년차 필기시험 진행 후 8월 말까지 각 병원별 선발 절차를 모두 완료해 당초 예정된 9월부터 하반기 수련이 시작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면서 “복귀 의사가 있었으나 짧은 신청기간과 주변의 시선 때문에 모집에 응하지 못한 전공의가 있다면 이번 추가 모집에 적극 지원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자 인턴과 레지던트 등으로 수련하는 의사를 칭한다. 통상 인턴 1년 후 진료과목을 정해 레지던트 3~4년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31일 수련병원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마감했으나 지원자가 미미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126개 의료기관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서를 받은 결과 전체 모집 대상 7645명 중 104명(1.4%)만 지원했다. 104명 중 인턴은 13명, 레지던트는 91명이다. 게다가 지난 6일 오전 11시 기준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율도 8.8%에 그친다. 총 1만3756명 중 1204명 만이 현장을 지키는 것이다.
정부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사실상 실패하자 또다시 모집을 재개하고 기간을 연장했지만 의료계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대 증원 백지화’ 등 전공의들의 7대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아서다. 한 사직 전공의 A씨는 “정부가 바뀐 게 없는데 돌아갈 이유가 없다”며 잘라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요구사항 중 의대 증원 백지화를 제외하고 수련환경 개선과 의료사고 법적부담 완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등은 이미 논의되는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정부가 거듭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전공의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전공의의 개원 시장 러시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사직 레지던트 중 병원급 이상 기관에는 257명, 의원급에는 368명, 총 625명이 일반의로 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직 전공의 B씨는 “의정 갈등으로 아무것도 못 할 바에는 선배 (개원)병원에서 일을 하면서 경력을 쌓으려고 한다”며 “전임의뿐만 아니라 전문의 교수들도 보수가 좋은 개원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돌아올 만한 계기나 동기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특히 전공의들 간 단결이 잘 되는 ‘빅5’ 소속 전공의일수록 현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더 낮아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