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 출간 10주년 기념으로 발간된 특별기고문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적한 대한민국 사회의 부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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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고운 깃을 달고 날아간 화살’이라는 제목의 기고문 서두에서 자신의 힘겨웠던 유년시절과 성장사를 풀어내며 “젊은 시절 제 속에 있던 감정 중 하나만 끄집어내라면 그것은 ‘열등감’이었다”며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는 분노’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어디로 향하는지 몰랐던 분노의 정체를 찾아 생산적으로 승화시키고 싶었다. 사회를 바꿔보고 싶었다”며 경제관료에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김동연 지사의 도정철학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기회’다. 대한민국 승자독식 구조를 깨기 위해 ‘더 많은, 더 고른, 더 나은 기회’를 주창한 그는 경기도정 슬로건도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로 명명했다.
시그니쳐 정책으로 꼽히는 ‘기회소득’을 비롯해 ‘경기 청년·청소년 기회사다리’ ‘기회바우처’ 등 민선 8기 경기도정의 주요 사업에는 모두 기회라는 키워드가 붙는다.
김 지사는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 저를 정치로 이끈 가장 강력한 동인을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바로 기득권을 깨는 ‘기회’였다”라며 “우리 사회에서 정의 문제는 바로 기회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승자독식의 대표적 사례인 정치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교육 등 우리 사회 전반에 뿌리 내린 왜곡된 보상체계를 지적한 그는 “승자독식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는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혁신이 필요하다”며 “정의, 공동체, 공동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시민의 집단지성으로 직접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괴테의 시 한 구절을 인용하며 “우리는 항상 선(善)의 화살, 정의의 화살을 쏴야 한다. 그 화살들이 어디엔가 있을 수많은 과녁을 맞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꽃피우고 정의와 공정이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기본가치가 될 때, 차근차근 우리의 제도와 시스템을 고쳐나갈 때 그 봄이 올 것이다”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