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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윤 : 나 오늘 신경 좀 썼는데 어때.
정모: 어디 가려고.
승윤: 오늘 저녁에 소개팅 있어서.
정모: 근데 뭘 신경쓴 거야 도대체.
승윤: 웬 시비야. 어쩌라고.
정모: (_)
1)꾸안꾸 2)오오티디 3)자강두천 4)꾸꾸꾸
정답은 4번 ‘꾸꾸꾸’다. 신조어 ‘꾸꾸꾸’는 ‘꾸며도 꾸며도 꾸민 것 같지 않은 패션’의 앞 글자만 따서 만든 말이다. ‘꾸며도 꾸며도 꾸질꾸질하다(구질구질하다)’로도 풀이되는데, 뜻풀이의 뉘앙스에서도 알 수 있듯 상대방의 패션을 폄하하는 말이다.
중요한 약속을 위해 특별히 옷을 차려입고 화장을 예쁘게 하는 등 신경을 썼지만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상황일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옷을 아주 못 입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패션 테러리스트(fashion terrorist)와 일맥상통하는 말인 셈이다. 그러나 보통은 친한 사이에 장난식으로 쓰는 말이다 보니 말 그대로의 표면적 의미를 지니는 경우는 드물다. 만약 가까운 사이가 아닌 경우에 이런 말을 쓴다면 상대에게 큰 실례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걸그룹 에스파(aespa) 멤버 윈터는 패션 매거진 ‘얼루어(Allure)’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신조어 퀴즈에 임하던 중, ‘꾸꾸꾸’라는 문제가 나오자 ‘꾸민 듯 꾸미지 않은 꾸민 사람’이라는 오답을 자신 있게 외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꾸꾸꾸’의 반대말로는 ‘꾸안꾸’가 있다. ‘꾸안꾸’는 ‘꾸민 듯 안 꾸민 것 같은 패션’의 줄임말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스럽고 캐주얼한 패션을 가리키는 말로 상대의 패션 센스를 칭찬할 때 쓴다. 이와 관련, 평범을 뜻하는 ‘노멀(normal)’과 철저함을 뜻하는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로 ‘평범함을 표방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패션’을 가리키는 ‘놈코어(Normcore)’란 말도 자주 쓰인다.
이외 패션 관련 신조어들 중 자주 사용하는 말들로는 ‘미닝아웃’, ‘오오티디(OOTD)’ 등도 있다. ‘미닝아웃’은 의미를 뜻하는 ‘미닝(meaning)’과 동성애자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뜻하는 ‘커밍아웃(coming out)’이 합쳐진 말로, 정치적·사회적 메시지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자신의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오오티디(OOTD)’는 ‘아웃핏 오브 더 데이(Outfit Of The Day)’의 준말로 ‘오늘의 패션’을 의미한다. 당일 또는 특정 상황에서 입은 자신의 옷차림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시태그와 함께 ‘OOTD’의 형태로 널리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