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백신 공급 격차 여전”…부스터샷 고려 중단 촉구

성채윤 기자I 2021.07.13 13:38:14

델타 104개국서 보고…“미접종자 우선 보호해야”
“화이자·모더나, 이미 접종률 높은 국가에 지원” 비판
부스터샷 필요 근거 無…백신만 맞아도 델타변이 무증상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버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백신 공급 격차가 여전히 크다며 일부 국가의 부스터샷(백신의 3차 접종) 논의에 우려를 표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버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전염성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가 104개국에서 보고되는 등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면서 “아직 1차 접종조차 받지 않은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가들은 다른 국가의 바이러스 취약 계층이 백신을 접종하기도 전에 부스터샷 수백만 회분을 주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화이자와 모더나를 지목하며 이들 코로나19 백신 제조사가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 부스터샷을 공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들 제약사에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 대신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거버러여수스 총장은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증거가 없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은 델타 변이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을 보이거나 사망한 사례가 거의 없다면서 “이들 대다수는 무증상이나 경미한 증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숨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 과학자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부스터 샷이 필요한지에 대한 증거가 아직 없다”며 “그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개별 회사가 아닌 과학과 자료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일부 국가에서 백신이 없어 사람들이 숨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가운데 부국들이 소중한 백신을 부스터 샷으로 사용할 경우 “우리는 분노와 부끄러움으로 뒤를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주 화이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부스터샷에 대한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화이자 측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뒤 6~12개월이 지나면 항체 감소로 코로나19 발병률과 증상 발현율이 높아진다면서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화이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차, 2차 백신 접종에 이어 부스터샷까지 마친 사람들은 2차 접종까지 받은 사람보다 5~10배 이상 높은 면역력을 형성한다. 현재 이스라엘은 고령자를 중심으로 3차 접종 부스터샷을 접종하겠다고 밝혔고, 영국도 부스터샷 접종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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