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질식사고 가장 많이 발생하는 7월…“호흡 한 번도 위험”

최정훈 기자I 2021.07.07 12:00:00

최근 10년간, 장마철과 맞물려 7월에 가장 많은 질식사고 발생
주로 산소결핍, 황화수소 중독사고…오폐수·분뇨처리시설·맨홀서
“밀폐공간 작업 전, 산소유해가스 농도 측정해야”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는 7월에 밀폐공간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질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5일 대구 달서구 달구벌대로 아래 상수도관 청소작업을 하던 근로자 4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쓰러진 사고가 난 상수도관 모습.(사진=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최근 10년간 7월에 질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며 지금 이 시기, 각별한 주의와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7일 밝혔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질식사고 195건을 조사한 결과, 계절로는 봄철(61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가장 많이 발생한 달은 7월로, 22건(11.3%)이 발생했다.

7월에는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고, 장마 영향으로 다량의 유기물이 하수관거 등에 쏟아져 들어가는 등 최적의 미생물 생장 조건이 만들어지는 게 사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생물은 증식과정이나 유기물 분해 과정에서 산소를 소모하고 황화수소를 내뿜게 된다. 이에 따라 산소결핍이나 고농도의 황화수소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실제로 7월에 발생한 질식사고는 산소결핍(10건)과 황화수소 중독(9건)이 대부분(86.4%)을 차지했다. 이러한 비율은 질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봄철보다도 높은 수준이고, 나머지 달과 비교할 때는 2배나 높은 수준이었다.

산소결핍, 황화수소 중독사고는 오폐수처리시설(7건), 맨홀(4건), 분뇨 처리시설(2건), 기타 각종 설비(6건) 등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7월에도 수협 위판장 지하 폐수처리시설에서 침전조 자동제어센서 교체를 위해 침전조 하부에 내려갔다가 질식해 근로자 1명이 숨지기도 했다.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밀폐공간에서는 한 번의 호흡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근로자가 알게 해야 한다. 이어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기 전 안전한 상태인지 확인해야 한다. 산소농도와 황화수소 등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한 후 안전한 상태인지 확인하고 작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 근로자는 공기 상태가 확인되지 않았다면 절대 밀폐공간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한편 고용부는 안전보건공단을 통해 사업장이 전화로 신청만 하면 △유해가스 농도측정 △재해예방교육 △유해가스 측정기·환기팬ㅊ송기 마스크 대여 등 질식사고 예방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권기섭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밀폐공간 내에서는 한 번의 호흡으로도 생명을 잃을 수 있다”며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맨홀, 오폐수처리시설 등에서의 질식 위험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작업 전 반드시 산소농도,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 안전한지 확인하고 작업을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권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이어 “질식사고가 발생했을 때 송기 마스크 등 보호장구 없이 구조하러 들어갔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보호장구가 없다면 절대 구조하러 들어가지 말고 119구조대를 기다리는 것이 또 다른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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