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및 SSD 사업 부문을 약 10조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올 1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으며, 지난 27일 공정위가 기업 간 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저장되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다. SSD는 이 낸드를 여러 개 조합해서 PC와 서버 등에서 쓸 수 있게 만든 대용량 저장장치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주력인 D램에 이어 낸드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인텔의 관련 사업부 인수에 나섰다.
공정위는 이번 결정을 두고 “낸드와 SSD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인텔의 합계 점유율이 높지 않고 해당 시장에는 점유율이 30%가 넘는 1위 사업자 삼성전자가 존재한다”면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극히 적다고 판단해 기업결합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헀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을 품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영국, 대만 등 8개 경쟁 당국의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미국과 EU로부터는 이미 승인을 받았고 우리나라에서도 승인이 떨어지면서 이번 인수에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앞서 미국 반도체 기업이 신고한 M&A를 승인하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이 2019년 체결한 M&A는 중국 경쟁 당국이 심사를 지연한 탓에 올해 3월 결국 무산됐다. 미국 퀄컴과 네덜란드 NXP가 2016년 체결한 기업결합도 중국이 승인하지 않아 수포로 돌아갔다. 작년 10월 미국 엔비디아가 발표한 영국 ARM 인수도 중국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결국 중국 당국의 승인이 최종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인수에 따른 독점 우려는 없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미·중 갈등이 심화했다는 점에서 이번 M&A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이번 M&A에 중국 다롄공장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다롄공장 인수 후 고용과 투자를 늘릴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중국 당국도 이런 점을 감안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1분기 기준 전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는 삼성전자다. 점유율 33.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키옥시아가 2위, 웨스턴디지털이 3위, SK하이닉스가 12.3%의 점유율로 4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부문 인수가 마무리되면 양사의 점유율은 20%까지 치솟으면서 시장 2위로 순위를 두 계단이나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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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및 SSD 사업 양수 추진 ‘10조 규모’
◇ 중국이 걸림돌이라고? 왜?
- 미·중 반도체 갈등 불똥 튈 가능성 배제 못 해
- 中 다롄공장 고용·투자 이슈는 긍정적 작용
◇ SK하이닉스가 낸드 시장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 4위..인텔 인수 시 삼성전자(005930) 이어 2위 ‘껑충’
◇ 투자전략은?
- 4~5월 증권사 5곳, 목표주가 낮춰…실적은 ‘이상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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