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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서울경찰청장)이 제 34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끝으로 31년 경찰 생활을 마무리했다. 원경환 청장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사에서 이임식을 열었다.
원 청장은 이임사를 통해 “지난해 12월 천만 서울시민의 치안책임자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쌀쌀한 거리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는 동료의 모습을 보며 첫 출근을 한 것이 엊그제 같다”며 “어느덧 여러분과 작별을 할 시간이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 발령 소식을 접했을 때는 어떻게 하면 안전한 서울을 만들까 하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앞서기도 했다”며 “하지만 서울경찰 여러분이 곁에 있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즐겁게 근무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원 청장은 경찰이 인권 수호자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청장은 “우리는 그동안 신뢰받는 경찰이 되고자 노력하고 제도를 개선해 왔다”면서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의 입장에서 항상 고민하고 피해자 아픔까지도 헤아려 ‘경찰하면 인권, 인권하면 경찰’이라 생각하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원 청장은 또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을 언급하면서 경찰 조직 개혁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주문했다. 원 청장은 “우리 경찰 조직은 중차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다”며 “수사권 조정을 비롯한 개혁 과제들이 점차 구체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추진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해 우려와 아쉬움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경찰개혁은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할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의 요구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변화를 이끄는 주역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원 청장은 노자 ‘도덕경’을 언급하며 겸손한 자세로 동료를 서로 아껴달라고도 당부했다. 원 청장 “노자의 도덕경에는 ‘강과 바다가 모든 계곡의 으뜸이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이 있다”며 “리더는 직원들의 잘못을 질책하고 책망하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부족한 부분을 함께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원 청장은 “모든 면에서 부족한 저를 끝까지 믿고 따라줘 정말 감사했다”며 “여러분과의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고 언제 어디서든지 서울경찰을 응원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뛰어난 리더십과 인품으로 서울경찰을 훌륭하게 이끌어주실 신임 이용표 청장께도 축하와 격려의 인사를 전한다”며 후임 청장에 대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원 전 청장은 1989년 경찰에 들어와 강원도 정선경찰서장과 서울 강동경찰서장, 대통령 경호실 경찰관리관과 경찰청 수사국장, 인천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원 전 청장은 내년 21대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