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무역보험공사가 금명간 모뉴엘 대출 피해 보상금을 청구한 은행에 ‘지급 거절’ 예비 통보를 하기로 했다. 6개 시중은행들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서류 준비 과정과 병행해 소송 준비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 보험금을 둘러싼 무보와 은행간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무역보험공사는 기업·외환·산업·농협·국민·수협은행 등 6개 은행의 모뉴엘 대출 피해 보상금 3265억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내용을 통보키로 했다. 이들 은행은 모뉴엘의 수출채권 담보부 대출에 대한 무보의 단기수출보험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다. 예비 통보 이후 은행들은 소명 기회를 갖고 추가 지급요청을 할 수 있다. 최종 판정은 그 이후에 결정된다.
무보는 모뉴엘 수출채권 대출 288건 중 제대로된 대출 서류가 단 한건도 존재하지 않아 보험금 3265억원 전액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무보 관계자는 “모뉴엘과 관련한 단기수출보험은 총 288건인데 이 중 단 한건도 제대로 된 서류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늦어도 오는 7일까지는 보험금 지급 불가 통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출 과정에서 기업간의 거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일차적 검증이 은행 측에 있는데, 은행들은 무보의 담보를 믿고 서류검증을 제대로하지 않은 채 대출을 해줬다는 게 무보측의 입장이다.
은행들은 이에 대해 무보의 담당 직원과 전임 사장까지 모뉴엘 보증 문제로 구속된 만큼 무보측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모뉴엘 파산 이후 무보 측에 보험금 지급 요청을 위한 대출 서류를 준비하면서 소송전을 대비해 변호인단을 꾸리는 등 소송 준비를 모두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모뉴엘이 법원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인 지난 9월말 기준 모뉴엘의 전체 은행권 여신은 6768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담보가 설정된 대출은 3860억 수준이며, 이 중 무보 담보분은 △기업은행 1055억원 △외환은행 863억원 △산업은행 754억원 △농협은행 568억원 △국민은행 466억원 등 모두 3265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