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웅진그룹이 극동건설을 포기하는 대신 교육·출판의 웅진씽크빅과 웅진케미칼을 주력사업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또 매각이 중단된 웅진코웨이의 향배도 원점에서 재검토될 전망이다.
26일 웅진그룹은 극동건설과 함께 웅진홀딩스(016880)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일종의 ‘꼬리 자르기’로 해석되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는 계열사를 정리하는 동시에 극동건설이 안고 있는 4000여억원의 은행빚도 모두 털어버릴수 있다. 아울러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더라도 극동건설 채무에 대해 홀딩스가 지급보증을 선 것은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극동건설이 9월말까지 해결해야 할 자체 차입금 및 PF 대출 규모는 약 1100억 원 정도”라며 “이는 웅진홀딩스가 자금 보충 약정을 제공한 부채로서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에 대한 책임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연쇄 도산을 우려해 기업 회생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이 극동건설에 이어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둘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겠다는 계산이다. 일단 둘을 법정관리로 묶어 채무동결을 시킨 후, 이날 중단시킨 웅진코웨이 매각에 다시 나서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인다. 아울러 기타 계열사들의 재산을 매각해 극동건설의 채무를 변제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윤석금 회장이 그룹 계열사들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 아니겠냐”며 “죽을 놈은 죽이고 살릴 놈은 살리겟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웅진그룹의 중점 사업군 중 하나였던 건설부문이 무너지면서 향후 웅진그룹은 그룹의 근간이 됐던 출판과 화학 등의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이 불가피 해보인다.
극동건설과 웅진코웨이의 빈자리는 웅진케미칼, 웅진에너지, 웅진씽크빅, 웅진식품 둥이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웅진그룹이 중점을 뒀던 태양광 사업도 여전히 업황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웅진그룹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의견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최선의 자구책을 내놨지만 남은 계열사들로 재기를 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면서 “이제 믿을 것은 웅진코웨이를 성공적으로 매각하는 것 밖에는 없는데, 이번 건으로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나머지 계열사들의 역량도 크지 않아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윤석금 회장은 이번 법정관리 결정으로 인해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빚이 많은 웅진그룹이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채권단과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점이 채권단으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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