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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사수 vs 시간벌기` KB회장 선임 갈등 수면위로

김수연 기자I 2009.12.01 21:36:15

3일 면접 일정대로 진행 어려울 듯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KB금융(105560)지주 회장 후보 인터뷰 이틀을 앞두고 상황이 급변했다. 연내에 회장을 추대하려는 KB금융지주 회추위측과, 내년 3월 주총에 해도 된다며 이를 저지해 시간을 벌려는 측의 심리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1일 강정원 행장을 제외한 두명의 후보가 돌연 면접 불참을 선언했다.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과 이철휘 캠코 사장은 몇시간 간격으로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또 두 사람은 똑같이 "일정이 너무 촉박해 인터뷰에 준비할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댔다. 마치 사전 조율이라도 한 듯 했다.

"최근 들어 KB금융 회장직이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인터뷰 일정이 바뀌면 다시 응해볼 의사가 있다"는 이철휘 후보의 말은 면접 불참 선언은 사퇴가 아닌 승부수를 던진 것임을 시사한다.

일단 돌발 변수에도 불구하고 KB지주 회추위측은 일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그대로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강 행장이 회추위의 압도적인 찬성을 얻지 못하거나 안팎에서 공모 절차에 대해 논란이 제기될 경우 회장 선임이 연기되는 등 진통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서둘러 절차를 밟는데 대해 금융당국이 비교적 분명한 반대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특정 후보 자체에 대해서는 호불호를 나타내지 않는다. "금융회사 일에 간여할 문제가 아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 3월 정기 주총을 두고 굳이 1월초에 임시주총까지 열어 서둘러 선임을 마무리지으려는데 대해서는 표현이 선명하다. 이날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독 후보는 모양이 좋지 않고 정통성 문제도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KB지주 회추위가 일정대로 강행하려 한다는데 대해 "막무가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입장에는 여러 배경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당국에서 은행장 적격성을 사전에 심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또 KB금융지주 회장직은 이미 한차례 황영기 전 회장 문제로 홍역을 치른 자리여서 구도가 복잡한데다, 국내 최대 은행을 거느린 금융지주사 회장직에 대한 청와대와의 조율이 선명치 않은 점도 변수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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