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위기의 독일 자동차 산업…1년새 일자리 5만개 증발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방성훈 기자I 2025.08.27 09:42:31

EY "전례 없는 고용 축소"…‘메이드 인 저머니’ 흔들
中 경쟁심화·美 관세압박·내수침체 등 악재 겹친탓
美와 무역합의로 숨통 트였지만 "구조조정 불가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독일 경제의 핵심 축인 자동차 산업에서 지난 1년 동안 5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미국의 관세 압박,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글로벌 수요 둔화, 내수 침체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 위치한 폭스바겐 자동차 제조 공장.(사진=AFP)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 언스트앤영(EY)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독일 제조업에서 줄어든 일자리가 11만 4000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만 1500개, 거의 절반은 자동차 업계가 떠안은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업계 전체 종사자의 약 7%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자동차 산업에서 총 11만 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EY는 “다른 어떤 산업 부문도 이처럼 큰 고용 감소를 기록한 적이 없다”고 짚었다.

수익성 악화, 생산능력 과잉, 해외 시장 침체가 맞물리면서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우선 수익성 악화를 살펴보면 독일 자동차 업계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했다. 이는 독일 산업 전체 감소폭(-2.1%)보다는 작지만, 자동차 산업 특유의 ‘견고한 고용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업계를 대표하는 폭스바겐마저 올해 2분기 이익 급감을 보고하며 연간 실적 가이던스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독일 자동차 산업은 이미 전기자동차 전환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 혁신성 측면에서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빠르게 앞서나가며 시장 점유율을 잠식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까지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독일 자동차 산업의 주요 수출 시장으로, 전통적으로 ‘메이드 인 저머니’에 따른 품질 신뢰 및 충성도가 강하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독일 자동차·부품의 대미 수출은 전년대비 8.6% 급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및 이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향후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른다.

그나마 이달 초 타결된 미-유럽연합(EU) 무역합의가 일말의 숨통을 틔워줬다. 합의에 따르면 향후 EU가 자국 산업 관세를 낮추면 미국은 독일 자동차에 15%의 관세를 적용키로 유예 합의를 본 상태다.

독일 국내 경제 상황 역시 자동차 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은 2023년과 2024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0.3% 성장했지만 2분기에 다시 0.3% 역성장했다. 경기침체가 구조적으로 장기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독일 자동차 산업은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이자 유럽 전체 제조업 상징으로 통한다. 자동차 강국 독일 뿐 아니라 유럽의 미래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EY는 “앞으로도 독일 자동차 수출은 미국에선 관세 때문에, 중국에선 수요 위축으로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며 “전기차 전환 지연, 중국 기업들의 약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유럽 내 경기 둔화가 맞물리며 독일 자동차 업계는 고용은 물론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독일 산업 전반에서 대기업들 다수가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용 감소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자동차 업계와 정부의 대응 전략이 향후 수년간 독일 경제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