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초소형·저전력·저잡음 브릴루앙 레이저 구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외 연구진이 자율주행 등에 활용되는 차세대 광센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소자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한석·이용희 물리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최무한 경북대 교수, 최덕용 호주국립대 교수 연구팀과 초소형·저전력·저잡음 브릴루앙 레이저를 만들었다고 23일 밝혔다.

초소형 저전력 브릴루앙 레이저의 제작원리와 응용 분야.(자료=한국과학기술원)

공동연구팀은 기존에 주로 사용된 물질보다 브릴루앙 산란 현상이 수백 배 잘 일어나는 칼코겐화합물 유리를 기반으로 브릴루앙 레이저를 개발해 성능을 높였다. 브릴루앙 산란 현상은 동일한 특성의 빛을 복제하는 것이 가능해 레이저 구성에 이용할 수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칼코겐화합물 유리는 화학적 불안정해 칩 상에서 식각을 통한 성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연구팀은 쌓는(증착) 과정에서 스스로 광소자가 구성되는 제작 기법을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제작 기법은 겨울철 지붕 위에 쌓인 눈의 형태가 지붕의 형태에 따라 정해져 눈을 직접 만지지 않고 지붕의 형태만 조절해 원하는 눈의 형태를 얻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현재 반도체 공정 기술로 가공하기 쉬운 산화규소를 이용해 바닥구조를 적절히 형성하면, 그 위에 칼코겐화합물 유리를 증착하는 것만으로도 우수한 성능의 광소자를 만드는 현상을 처음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활용해 칼코겐화합물 유리 기반 고성능 브릴루앙 레이저를 반도체 칩 상에 초소형 광소자의 형태로도 만들었다. 기존 기록보다 100배 이상 낮은 펌프 에너지로도 레이저 구동이 가능했다.

이한석 교수는 “칼코겐화합물 유리는 다양한 분자의 흡수선이 존재하는 중적외선 대역에도 적용 가능해 분자 분광에 기반한 환경감시와 헬스케어 분야까지 응용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달 23일자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