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퇴직으로 자영업에 뛰어 들었다가 결국 실패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비극이 좁은 골목길에서 펼쳐지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통계청이 22일 새롭게 내놓은 ‘자영업 현황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된 자영업체 479만개 중 매출액 4600만원이 채 되지 않은 업체는 248만2000개로 전체의 51.8%에 달했다. 매출액 1200만원~4600만원 구간의 자영업체가 146만4000개(30.6%)로 가장 많았고, 1200만원을 밑도는 자영업체도 101만8000개(21.2%)나 차지했다.
잘 버는 업체와 아닌 업체 간 양극화도 심해지는 모습이다. 매출액 1200만원 미만 업체, 1200만원~4600만원 업체가 전년보다 각각 4.2%, 2.7% 소폭 줄어든 것에 반해 매출액 10억원 이상과 5억~10억원 업체는 각각 9.7%, 6.1% 늘어날 정도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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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자영업체는 아르바이트 학생이나 종업원없이 사장이 홀로 경영할 정도로 영세했다. 고용원이 없는 고용주 단독사업자는 392만8000개로 전체의 82.0%에 달했다. 열악한 매출에 홀로 경영하면서 본인의 월급 정도 겨우겨우 벌고 있다는 얘기다. 고용원 10명 이상인 자영업체는 5만8000개(1.2%)에 불과했다.
통계청이 이번에 내놓은 수치는 최근 2년치 자료라 자영업 증감추세를 명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사업기간이 5년 미만인 업체가 전체의 절반가량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이 많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특히 1~2년 신생업체는 전년보다 3만4000개(6.3%)나 증가하면서 가장 증가폭이 컸다. 반면 6~10년된 업체는 전년보다 2만8000개(-3.3%)나 감소했다. 경영상 가장 어려움을 겪는 데스밸리(Death Valley; 죽음의 계곡)에 빠진 것이다.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은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청년이 아닌 고도성장기에 일을 하다 퇴직 후 일선에서 빠진 40~60대였다. 사업자 연령대는 50대가 32.4%로 가장 많았고, 40대는 27.7%, 60대 이상은 24.7% 순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자영업체 중 매출이 4600만원을 밑도는 곳의 비중은 68.8%에 달했다.
자영업체 절반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경기도가 23.8%로 가장 많았고, 서울 21.8%, 부산 7.0%, 경남 6.4%, 인천 5.2% 순이었다. 인구 1000명당 사업자 규모를 봐도 서울이 104개에 달할 정도로 밀집 현상이 심했고, 제주 100개, 강원 97개 순이었다. 골목 곳곳에 업체가 몰려있다보니 경쟁에 밀려 폐업한서울 자영업체는 지난해 2만3000개에 달했다. 전국에서 1만7000개가 줄은 것보다 감소폭이 큰 것이다.
산업별로는 부동산·임대업, 개인서비스업, 운수업, 교육서비스업 등이 매출액 4600만원 미만 구간에서 60~80%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열악했다. 상대적으로 제조업과 도·소매업의 경우 3억원 이상 구간에서 30~40% 차지할 정도로 다른 산업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나았다. 부동산 임대업의 경우 1200만원 미만인 곳이 43.3%에 달하는데 이는 오피스텔을 운영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뚜렷한 비전과 수익모델을 갖고 자영업에 뛰어드는 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밀려나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일을 시작하고 있다”면서 “현금이 꾸준히 들어올 것으로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