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문화마케팅의 변신…콘서트에서 콘텐츠로

김현아 기자I 2015.09.02 15:25:13

SK텔레콤, 김광석씨 유작 멜로디에 국민 가사 만들기 캠페인 통해 '연결의 신곡' 발표
유족 동의, 저작권은 작사자에게..기업의 문화마케팅 미디어 인사이더로 변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기업의 문화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유명 가수나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거나 고객 감사 이벤트로 콘서트를 여는 데서 나아가 직접 콘텐츠 제작에 관여하고 있다. 미디어 아웃사이더였던 기업이 미디어 자체, 콘텐츠 자체로 변신하고 있는 셈이다.

SK텔레콤(017670)(대표 장동현)은 가수 故 김광석이 남긴 미완성 유작을 국민들의 가사 공모 참여와 후배 뮤지션인 가수 성시경 씨, 정재일 씨(프로듀서), 심현보 씨(작사가), 박학기 씨(프로젝트 멘토)와의 협업으로 완성하는 ‘연결의 신곡’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국민들은 공모에 참여해 故 김광석의 미완성 곡에 노랫말을 더하고, 후배 뮤지션들이 곡을 완성해 김광석 씨가 세상에 내놓지 못한 신곡을 발표하는 컨셉이다.

9월 8일 정식 오픈 되는 ‘연결의 신곡발표’ 홈페이지(http://sktconnect.com)에서 가사 공모를 받은 뒤 곡을 완성해 10월 말 자회사 아이리버의 음악문화 공간 ‘스트라디움’에서 쇼케이스를 통해 발표한다.

SK텔레콤이 김 씨 유작을 택한 것은 사망한 지 1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회자되고 삶의 위안과 공감을 주는 김광석 씨 음악이야 말로 ‘연결’이란 화두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허재영 SK텔레콤 팀장은 “통신사는 ‘연결’을 업으로 삼고 있다”면서 “연결은 굉장히 막연하게 보일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면 따뜻하고 놀라운 변화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나눔관에서 하반기 ‘연결의 힘’ 기업브랜드 캠페인 ‘연결의 신곡발표’ 제작발표회를 개최했다. ‘연결의 신곡발표’는 故 김광석 씨의 미완성 곡에 대중들이 공모 참여를 통해 노랫말을 더하고, 후배 뮤지션들이 곡을 완성하여 신곡을 발표하는 프로젝트다. 제작발표회에는 정재일, 심현보, 박학기, 성시경(왼쪽부터)이 참여했다.
◇멜로디 일부만 남은 미완성곡, 국민들이 완성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연결의 신곡’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가수 성시경씨는 “가이드 보컬로 참여했지만 편곡이나 악기 등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함께 만드는 곡이 ‘김광석 느낌이 안 날까’가 제일 걱정 되는데 김광석 선배께 받은 걸로 뭔가 새로운 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히트곡이 안 될 지는 모르나 굉장히 따뜻하고 의미 있는 곡을 잘 불러낼 자신은 있다”고 말했다.

가사 멘토링을 맡은 심현보 씨(작사가)는 “김광석 님의 가사는 굉장히 깊이 있고, 시적이면서도 일상과 크게 동떨어져 있지 않다”면서 “투박한 말이라도 마음을 ‘쿵’하고 칠 수 있는 가사들을 많이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광석의 친구이자 이번 프로젝트의 멘토역할을 하는 박학기 씨는 “한번도 김광석을 본적 없는 후배 뮤지션들과 수 많은 평범한 대중들이 만드는 이번 작업은 굉장히 부담되고 기대된다”면서 “김광석을 신격화하면 안 되고 뭔가 엉뚱한 시도를 하고 싶어 했던 그의 의도대로 되길 바란다. 굉장히 셀레인다”고 말했다.

◇유족 동의, 가사 저작권은 작사자에…기업이 콘텐츠다

이 프로젝트는 故 김광석씨의 유족과 만나 성사됐다. SK텔레콤이 세대와 계급을 뛰어넘는 소통의 진정성을 고민하던 중 유족과 만났고, 미완성 곡이 3개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중 2곡의 악보를 받아 한 개를 연결의 신곡 소재로 삼게됐다. 네티즌 투표 등을 통해 최종 선정되면 작사가로 등단할 수 있다.

성시경 씨는 “진짜 선배님의 습작노트였다. 빨리 봤더니 꽉 차 있는 게 아니고 약간 취했을 때 쓰신 스케치도 있었다. 묘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심상민 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인터넷의 발달로 소통의 범위와 규모가 확대되면서 기업이 미디어 아웃사이더에서 미디어 자체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 교수는 “SK가 ‘이상하자’라는 무비 형태의 하이브리드 광고를 한 것도 이 행사의 전초전이었다고 본다”면서 “일종의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가사를 접수 받고 교감하는 모습의 진정성 속에서 새로운 소통 방식의 성공여부가 정해질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故 김광석 씨의 유족과 캠페인에 참여한 뮤지션들은 완성곡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 중 음원 유통수수료와 저작권료를 제외한 전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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