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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커녕 임시직”…청년 3명 중 1명, 눈 낮춰도 불안한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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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배 기자I 2026.10.26 12: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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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자 3명 중 1명 임시·일용직…30~59세의 2.6배
대기업 취업 기다리던 과거와 달리 취업 눈높이 낮춰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긴 비율 8%대→5%대…'경력 사다리' 약화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반도체 호황에도 청년 취업자 3명 중 1명이 임시·일용직으로 일하는 등 청년 일자리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거에는 대기업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기다리며 실업 상태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눈높이를 낮춰 고용 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일자리에 취업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이미지(출처=챗GPT)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이미지(출처=챗GPT)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동향팀의 황수빈 과장·정강희 조사역·정성엽 팀장이 26일 발표한 ‘청년고용 부진 및 정책 과제’ 보고서(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올해 1~9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 중 임시·일용직 비중은 32.6%로 집계됐다. 2022년 30.7%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30~59세 취업자의 임시·일용직 비중은 12.4%로, 청년층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실업률만 놓고 보면 청년 취업난은 과거보다 심각하지 않다. 2023년 이후 청년층 실업률은 평균 6.1%로, 2014~2019년 평균(9.4%)보다 낮았다. 하지만 고용의 질은 오히려 나빠졌다. 연구진은 “청년층이 1차 노동시장 진입을 기다리기보다 취업 눈높이를 낮춰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하향 취업 경향이 강화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청년들이 취업 눈높이를 낮추는 것은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산업에서 일자리가 충분히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제조업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용직 신규 채용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실제로 IT 제조업의 연평균 경제성장 기여도는 2014~2019년 0.5%포인트에서 2023년~2026년 상반기 1.1%포인트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반면 고용 창출 효과가 큰 비IT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부진했다. 그 영향으로 30~59세 대비 청년층의 상용직 입직률 비율은 과거보다 약 15~20%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들이 기존 직원의 고용은 유지하면서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인력을 조정한 영향이다.

인공지능(AI) 확산도 청년 취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신입사원이 주로 맡던 기초 업무의 일부가 AI로 자동화되면서 기업들이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AI 확산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기회를 더욱 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단 취업한 뒤 더 나은 일자리로 옮겨가는 것도 어려워졌다. 한은 연구진에 따르면 2차 노동시장에 있던 청년이 이듬해 1차 노동시장(민간 300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직)으로 이동한 비율은 2014~2019년 8%대에서 2023~2024년 5%대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대기업 상용직 근로자가 기존 일자리에 머무르는 경향은 강해졌다.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경력 사다리’가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청년고용 부진이 산업구조 변화와 AI 확산, 노동시장 경직성 등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경기 회복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노동 공급 측면의 대책인 일자리 정책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에 한계가 있으며, 산업 정책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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