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유족에 따르면 손창근 씨는 지난 11일 세상을 등졌다. 차남인 손성규 연세대 교수는 “아버지께서 특히 박물관과 산림청에 알리지 말라 당부해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렀다”고 전했다.
|
고인은 생전 다양한 기부 활동으로도 주목받았다. 2008년 연구 기금으로 써달라며 국립중앙박물관에 1억원을 쾌척했다. 2012년에는 경기 용인 일대의 임야 662ha(약 200만평)를 산림청에 기부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50억원 상당의 건물과 1억원을 전했다.
문화유산 수집가로 잘 알려진 고인은 ‘문화재 기부왕’으로도 불렸다. 특히 2018년 11월에는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 ‘손세기·손창근 컬렉션’을 내놨다. 부친 손세기(1903∼1983) 선생과 함께 대를 이어 모은 회화, 전적 등 다양한 종류의 문화유산이 포함됐다. 당시 기증품에서 제외된 채 마지막까지 품에 뒀던 작품이 바로 ‘세한도’다. ‘세한도’는 이듬해인 2019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고, 이것이 고인의 마지막 기증품이었다.
이러한 공로로 고인은 2020년 문화훈장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유산 정부 포상이 이뤄진 이래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한 건 고인이 처음이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그해 12월 고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