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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토요타는 이날 도쿄에서 ‘신체제 방침 설명회’를 열고 2026년까지 전기차 신차를 10종 출시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을 연(年) 150만대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토요타의 전기차 판매량(약 2만4000대)보다 60배 이상 많다. 이를 발판으로 2030년엔 전기차 차종을 30종으로 늘리고 연간 판매량도 350만대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1일 취임한 사토 코지 토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요한 선택지인 배터리 전기차는 향후 수년간 라인업을 확충하겠다”며 ‘전기차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사장 선임 직후인 올해 2월 “‘전기차 퍼스트’라는 생각으로 (차량) 제작부터 판매·서비스까지 사업 방식을 크게 바꾸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지역별 전기차 전략도 나왔다. 미국에선 2025년부터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현지생산한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차량에만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을 주도록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새 모델도 2종류 선보일 계획이다.
토요타는 전기차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담조직도 설치하기로 했다. 미야자키 요이치 토요타 부사장은 “향후 (연간) 150만대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배터리 준비”라며, 배터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까지 기존 배터리보다 주행 거리가 두 배 긴 차세대 배터리를 만드는 게 목표다.
그간 토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전 세계 상위 15개 자동차 회사를 대상으로 전기차 전환에 따른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토요타는 가장 취약한 회사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에서도 토요타는 28위에 그쳤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의심 때문에 수소차나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투자를 분산했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이날도 수소차나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투자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을 밝혔다. 사토 CEO는 “특정 가치관을 고객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수용에 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다변화 전략을 고수하는 토요타를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리히터 CLSA 애널리스트는 “하이브리드차는 대체재이고 (전기차 전환에 따른) 완충장치”라며 “전기차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