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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재계에 따르면 신 상무의 이번 인사는 롯데케미칼이 지난 16일 공시한 분기보고서를 통해 알려졌다. 분기보고서 내 임원 및 직원 등 현황에 따르면 신씨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동경지사 영업·신사업 담당 미등기 비상근 임원(상무보)으로 이름을 올렸다.
신 상무의 이같은 행보는 신 회장의 경영수업 과정과 매우 닮아있어, 재계에서는 롯데그룹 3세 경영 시대를 위한 작업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먼저 신 회장은 아오야마가쿠인대 경제학부 학사로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이후 노무라 증권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신 회장은 1988년 일본 롯데에 입사하고 2년 뒤 1990년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 상무 역시 아오야마가쿠인대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 MBA를 받았다. 2020년 일본 롯데·롯데홀딩스에 입사해 부장으로 근무해 온 신 상무는 신 회장과 똑같이 2년 만에 롯데케미칼에 자리한 것이다. 심지어 신 회장과 신씨가 한국 롯데그룹에 자리를 옮긴 나이 또한 만 36세로 같다.
신 상무는 롯데케미칼에 현지 석유화학 기초소재 트렌드를 파악하고,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활용해 관련 신사업을 파악·분석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롯데에 이어 롯데케미칼에서 한국 롯데의 업무를 파악하면, 향후 롯데그룹의 또 다른 핵심 사업 축인 유통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 역시 롯데케미칼에서 근무한 이후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롯데온의 전신 롯데닷컴 등에서 경험을 쌓은 바 있다.
다만 신 상무의 경영권 승계 작업엔 국적 문제 등 풀어야할 과제도 있어 단시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국적을 보유한 신 상무는 향후 한국으로 귀화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 우리나라 현행법상 만 38세부터 병역이 면제돼 신 상무의 귀화 시점이 2025년 이후가 될 것이란 일부 분석이 있다. 한국과 일본 롯데 지분이 전혀 없다는 점 역시 중장기적으로 해소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