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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들은 올해 4분기 들어 수출 선적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경기부양과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 소비 성수기로 미국항로 수출 물동량이 지난 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화물량 증가로 수리나 정기검사 중인 선박을 제외한 전 세계 대부분 선박들이 운항하고 있다.
◇미국행 운임 1년새 2.5배 올라…그마저도 확보 어려워
물동량 급증은 운임 상승으로 이어졌다. 아시아발 미국 서부 항로 운임은 지난 1572달러에서 이번 달 4일 기준 3947달러로 2.5배 급상승했다. 미국항로 운임 상승은 다른 주요 항로의 운임 상승을 이끌었다.
더욱이 미국항로를 운행하는 일부 선사의 경우 운임이 더 비싼 중국에서 선적물량을 더 채우기 위해 국내 기업들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 수출기업들 중엔 비싼 운임으로도 선적공간을 확보하기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부는 이에 국적선사인 HMM, SM상선과 협력해 8월 이후 미주항로에 임시선박 5척을 추가 투입했다. 동남아항로에도 지난달 고려해운 임시선박 1척을 투입했다. HMM은 11월 중순부터 기존선박에 배정된 선복량 일부를 조정해 우리 중소기업에 제공했다.
이번 달에도 국적선사의 임시선박을 매월 2척 이상 투입하고 중소·중견기업에 선적공간의 절반 이상을 우선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HMM의 1만6000천TEU급 신조선 8척도 투입될 경우 물류대란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TEU는 20피트 컨테이너박스 1개 공간을 의미한다.
정부는 일단 선적공간 부족과 해운운임 상승이 4월 부활절 기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번과 같은 물류난이 반복될 수 있다고 보고 중장기적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급감한 국적선사의 선복량 회복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진해운 파산 전 105만TEU였던 국적선사 선복량은 46만TEU까지 감소했다가 문재인정부 출범 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으로 77만TEU까지 높아졌다.
◇5년 내 한진해운 파산전 선복량 회복 목표
정부는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입해 선박 25만TEU(33척)와 컨테이너박스 36만TEU를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이 경우 국적선사 선복량은 한진해운 파산 이전을 넘어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국적 선주사 육성도 추진한다. 국적 선주사가 국적선사에 합리적 가격으로 용선해주는 체계를 해양진흥공사를 중심으로 추진해 2025년까지 50척을 운용할 예정이다.
향후엔 리스자회사를 설립하거나 민간금융 참여를 추진한다. 김준석 해양수산부 해양물류국장은 “공공기관이 선사 육성을 모두 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공공기관이 선사 육성 물꼬를 트고 민간자본에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선주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항만공사 등을 통해 국내기업이 저렴하게 이용 가능한 해외 공동물류센터도 내년 개장한다. 3월 인도네시아 프로볼링고항에 이어 9월 네덜란드 로테르담, 스페인 바르셀로나항 개장이 예정돼 있다.
아울러 국내 수출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선적공간을 합리적 가격에 확보가 가능하도록 장기운송계약 확대도 추진한다. 우수 선화주 기업 선정 시 장기계약 체결 노력의 비중을 확대하고 우수 선화주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수출기업 물류지원 외에도 기업들의 해외사업 지원을 위해 수출금융 255조8000억원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또 수출입은행의 수출기업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과 무역보험공사의 보험·보증 만기를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