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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통 우방 외면하고 중-러 두둔"…美서도 비난 여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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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17.11.13 14:07:36

亞순방 중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모습 도마
대중 무역적자 해결 않고 前정부 탓 돌리며 책임회피
민주당 원내대표 "트럼프, 中 애완견처럼 행동" 비난
“美정보기관보다 푸틴 더 믿어…이해하기 힘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의 외교 방식이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그동안 적대국이었던 러시아와 중국 등과 돈독한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하는가 하면, 전통적인 동맹국과 약소국들에겐 국제사회 리더로서 보듬어주기 보다는 힘을 과시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내부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애완견으로 전락했다거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조종할 수 있다고 믿고 있을 것이란 조롱 섞인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찰스 슈머 의원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대통령이 시진핑과 중국의 애완견처럼 행동하면서 우리의 동남아시아 친구들에게는 거칠게 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완전 실패작”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 해소 의지는 보이지 않고 책임을 전임 정부 탓으로 돌린 것을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에 나서기 전 무역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오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대부분 중국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해 미국의 대중 상품무역수지(통관기준) 적자는 총 734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47.3%인 3470억달러가 대중 무역에서 발생했다. 다음으론 유럽연합(EU) 3147억달러, 일본 689억달러, 멕시코 632억달러, 한국 277억달러 등의 순이다. 하지만 막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을 땐 “미국의 통상 정책이 다른 국가에 비해 뒤쳐져 있다. 3470억달러에 달하는 대중 무역적자에 대해 중국만을 탓할 수 없다. 대중 무역불균형 문제는 버락 오바마 전 정부 잘못이 크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불균형을 이유로 중국을 비난하기보다는 되레 오바마 행정부 탓으로 돌린 것이다.

반면 적자 규모가 중국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국에선 무역불균형을 앞세워 “일자리를 만들러 왔다. 한국이 무기 구입을 크게 확대해 무역 적자가 감소될 것”이라는 등 노골적인 속내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방문한 일본에서도 양국 간 교역이 “공정하지도, 상호 호혜적이지도 않다. 미국에서 일본산 자동차 수백만 대가 판매되고 있지만 일본 내 미국차 판매는 없다”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안보와 경제를 연계한 외교 정책이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과 일본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전통적인 우방 국가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다소 무례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에서도 이같은 행보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두둔한 발언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난 뒤 “우리가 러시아와 관계를 맺는다면 그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 좋은 일이자, 위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북핵 문제에 대해선 “중국에 이어 러시아가 도움을 주길 희망한다”고 밝히는 한편, 미 대선 개입과 관련해선 “푸틴 대통령이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대변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오랜 적대국인데다, 시리아와 이란 지원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에선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적절하지 않은 처사였다는 평가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은 매우 명백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국 정보기관보다 푸틴 대통령을 더 신뢰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카펫과 의장대, 공식 의전 등에 매우 민감한 것 같은데, 중국인들과 러시아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조종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중 보인 행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극명히 대비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1월 미 워싱턴 의사당 연두교서에선 “대국은 약소국을 괴롭히지 않는 법이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을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우리는 ‘큰 나라는 작은 나라를 괴롭히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러시아의 공격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관련해서도 ‘아시아 회귀 정책’을 도입, 과거 중동과 유럽에 집중한 미국의 외교 방향을 아시아 쪽으로 재조정했다. 이후 동남아 약소국들을 지지하며 중국을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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